금융위 떠나는 김주현 "소모적 정쟁 안타까워…경제 불확실성 도처에"

"금융위, 역사적 소명 조직으로 남길"
"긴밀히 공조했던 '경제 F4' 협조문화 각인"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한국 경제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연착륙'과 '가계부채 관리' 등의 특명을 받았던 김 위원장이 임기를 마친 소감에서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소모적 정쟁으로 귀한 시간과 국력이 소진돼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이어 "역사적 소용돌이가 닥치면 누군가는 그 시대적 환경이 요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며 "아쉽게도 이런 소명을 다하는 조직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에게 "무거운 책임과 짐을 남기고 떠나 미안하다"며 "금융위는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조직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부총리·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으로 꾸려진 이른바 'F4'(Finance 4) 협의체 협조 문화도 잊을 수 없다고 짚었다.그는 "인력과 정책 수단이 제한된 금융위가 업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협조와 협업의 문화가 금융위의 또 다른 문화로 뿌리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레고랜드 사태'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새마을금고 뱅크런 등 시장 위기 때마다 차분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사태를 조기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통은 김병환 신임 위원장이 이어받았다. 김 신임 위원장은 별도 취임식을 열지 않고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