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통신사 결국 무산…수십억대 소송 불가피

정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후보 자격을 최종 취소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스테이지엑스에 사전 통지한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 처분을 확정한다고 31일 발표했다. 행정절차법상 청문에서도 취소가 적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낸 주파수 할당대가 1회분(430억1000만원)을 전액 반환했다.스테이지엑스는 올해 1월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을 써내 낙찰받으며 제4통신사 후보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5개월여 만인 올 6월 14일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납입 시점 미준수, 주주 구성 변동 등을 이유로 후보 자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취소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관련 주주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동시에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 준비를 위해 들인 금융비용과 인건비, 기술개발비 등을 합치면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정부 책임론도 제기된다. 재정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성급하게 기회를 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기간통신사업 허가제를 2019년 등록제로 바꿔 재정적 능력에 대해 별도로 심사하지 않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서 여덟 차례 실패한 제4통신사 유치 정책을 정부가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제4통신사가 꼭 있어야 하는지,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등 고려할 요소가 꽤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