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예상 웃돈 실적에도 '사실상 매도' 리포트 봇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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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평가 충당금 환입으로 흑자 유지…"의미 없다"에코프로비엠이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가에선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지난달 31일 종가(17만99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시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민주당 집권 전제한 전망 수정돼야"
"작년 주가 폭등은 수급 쏠림이 만든 '사고'"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35억원 적자를 크게 웃돌았다.문제는 재고평가손실 환입이라는 일회성 이익에 기댄 영업이익 흑자라는 점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쌓아 놓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환입(약 470억원)을 제외하면 적자”라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비해 높게 나온 것 역시 큰 의미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7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뜻하는 ‘홀드’를 유지했다. 하향 전 목표주가도 전일 종가보다 낮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 리포트다.
삼성증권 외에도 하나증권(15만3000원)과 IBK투자증권(17만원), 유진투자증권(15만원) 등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로 전일 종가보다 낮은 값을 제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미 지난달 17일에 15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하나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이번에 내렸다.이외에도 BNK투자증권(20만원), DS투자증권(19만원), 메리츠증권(23만원), 키움증권(22만원) 등 이날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실적 리뷰 보고서를 낸 증권사 대부분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에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3만3000원에서 20만6438원으로 낮아졌다.
목표주가 하향의 배경은 전기차용 양극재 출하 감소 전망이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전분 둔화 효과가 하반기에도 지속됨에 따라 하반기 출하량 성장 가능성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의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현재 실적 추정치와 전기차 전망은 미국의 민주당 정부가 유지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며 “에코프로비엠의 밸류에이션은 긍정적인 요소를 모두 반영한 상태에서 해외 경쟁업체들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60%가량 하락했지만, 작년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80% 상승한 수준”이라며 “작년 초부터 전개된 6개월간의 폭등은 수급 쏠림이 일으킨 하나의 ‘사고’로 보는 게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