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전도연' 임지연 "'한예종 임지연'이 나타났어요" (인터뷰①)

'리볼버'로 돌아온 임지연
"전도연이 걸어온 배우의 길 존경"
임지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한예종 전도연' 임지연이 "전도연이 걸어온 배우의 길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8월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임지연은 한예종 재학 시절 자칭 '한예종 임지연'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학창 시절 선배님이 칸 가시고 아우라가 엄청났다. 저는 독립영화 찍으러 다닐 때, '난 한예종의 여왕이야', '한예종 전도연', '금호동 전도연'이라고 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고, 닮고 싶은 마음에 말하고 다녔는데 이렇게 한 작품에서 호흡한다는 게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이어 "'리볼버' 촬영 때 '유퀴즈'에 나와서 전도연 선배님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언급했는데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실까 수줍게 다가가서 여쭤봤더니 '유퀴즈'를 안 보셨더라. 좋아하고 사랑스러워해 주시는 것 같다. 사실 현장에선 연기에 집중하느라 팬심보다는 훨씬 더 다가가지 못했다. 요즘 홍보하면서 하트를 날리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더 글로리', '마당이 있는 집', '국민사형투표' 등을 통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임지연은 '리볼버'에서 투명한 듯 속내를 알 수 없는 유흥업소 마담 정윤선 역을 맡았다. 임지연은 전도연이 연기한 하수영과 거대 세력 앞에서 줄타기를 한다. 그는 고요한 영화 속 톡톡 튀는 비타민 같은 매력을 보이다가도 복합적인 감정을 세밀하게 드러내 전도연과 앙상블을 이뤄냈다.

임지연은 전도연과 오승욱 감독의 '찐팬'이라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들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그는 "그들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고 후배로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임지연은 "모범생 후배 느낌으로 질문 많이 하려고 작정하고 갔는데 '그냥 너야, 느끼는 대로 해'였다. 감독에게 캐릭터에 관해 물어봤더니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라고 얘기하시더라"라며 "직접적인 질의응답으로 받을 수 없었지만, 너무 행복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전도연 선배와 위스키 먹는 장면을 찍을 때 카메라 세팅하며 앉아있으면 뻘쭘하기도 하다. 보통 수다를 떨거나 하는데, 선배께서 집중하셔서 말을 안 했다. 하수영으로서 5분 정도 제 눈을 빤히 보시더라. 아, 이거구나. 이걸 느껴야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전도연 선배께 그 얘기를 했더니 기억을 못 하시더라. 저를 쳐다보는 그 눈을 잊을 수 없다. 앞으로 후배들에게 그 기운을 잘 주면 서로 집중하기 좋을 것 같다"고 했다.'한예종 임지연'이라고 하는 후배가 나타나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나타났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제 입으로 얘기하기 쑥스러운데 지금 찍고 있는 작품에서 한 후배가 '선배님, 저에게 선배님이 저의 전도연이세요'이러는 거다. 거짓말 아니다. 정말 감사했다"고 했다.

'무뢰한' 오승욱 감독이 연출한 영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받지 못한 돈을 받기 위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오는 7일 개봉 예정.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