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국민욕받이'…난 10점 만점에 8점"

자서전 낸 정몽규 축협회장
"어느 종목도 대표팀 성적 나쁘다고
회장 퇴진 요구하진 않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사진=한경DB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을 놓고 축구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펴낸 자신의 자서전에서 "축구협회장은 '국민욕받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발간된 자서전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에서 "12년 동안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잘못된 판단에 대한 질책도 있었고 오해에서 비롯된 공격도 있었다"며 "때로는 아프게 반성한 적도 있었고, 간혹은 악의에 찬 왜곡에 서운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높은 수준의 역량과 도덕성, 인내심, 참을성이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에서 대표팀이 부진하면 온 국민의 원성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어느 종목도 국가대표팀 성적이 나쁘다고 회장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럴 때마다 축구협회장이나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민욕받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의 30년 축구경영 회고 '축구의 시대' 표지.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그러면서도 정 회장은 자신의 지난 업적에 대해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누군가 내 임기 도중 이뤄냈던 업적에 대해 점수를 매겨보라고 한다면 10점 만점에 8점 정도는 된다고 대답하고 싶다"며 "나는 점수에 상당히 박한 편이라 내가 8점이라고 하면 상당히 높은 점수"라고 했다.

정 회장은 이 책에서 스포츠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 소회와 1988년 현대자동차에서 시작된 사회생활, 축구와의 인연,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HDC그룹으로 이어진 경영활동에서 경영자와 축구인으로서 고민했던 일과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하지만 현재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해임하며 발생한 거액의 위약금 논란,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불발, 새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을 6개월간 벌이고도 결국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임명한 것 등과 관련해 후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