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나선 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매각은 어려울 듯

알리 "위메프 인수할 생각 없다"
에이블리·발란 등도 자본잠식
업계, 패션 플랫폼으로 확산 우려
티몬·위메프 사태가 큐텐그룹 전반으로 확산하자 큐텐 계열사들이 매각을 추진하며 각자도생에 나섰다. 하지만 자본잠식 상태인 이들을 사겠다고 나설 인수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자금 조달 방안으로 티몬, 위메프 등 계열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위메프는 류화현 대표 주도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에 기업 매각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위메프를 인수할 유인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에 이어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인터파크커머스도 독자경영을 위한 매각 작업에 나섰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최근 “큐텐그룹에 묶여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구제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큐텐 계열사의 미정산금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데다 대부분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자본총액은 -6386억원(2022년 기준), 위메프는 -2398억원(2023년 기준)이다. 인터파크커머스도 자산총계 1152억원 중 부채가 99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90%에 달한다. 사태 장기화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줄이탈한 만큼 이들이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회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알리익스프레스는 위메프가 밝힌 인수 제안과 관련해 “인수 의향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위메프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패션·명품 플랫폼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이블리는 법인 설립 후 2022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흑자(32억원)를 냈지만 누적 결손금이 2000억원 이상이다. 명품플랫폼 발란은 지난해 미처리 결손금 규모가 784억원으로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트잇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충분한 유동자금을 확보해 안정적인 정산 지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발란도 “파트너사들이 안심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