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물러난 정점식 "대통령실 의중 아니다"

韓 압박에 침묵시위 벌이다
"당 화합 고려해 사퇴 결정"
후임에 대구 4선 김상훈 유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이 1일 사의를 밝혔다. 한동훈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사퇴 압박에 결국 자리를 내려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시간부로 정책위 의장을 사임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선출된 정책위 의장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앞서 당 지도부는 정 의장의 사임을 압박해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 의장 교체 논란에 대해 “인선은 당 대표 권한”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주요 당직자는 대단히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갖춘 분들”이라면서도 “다만 저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전당대회에서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서범수 사무총장이 정 의장을 비롯한 임명직 당직자의 일괄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이틀째 지도부 차원의 압박이 이뤄진 셈이다.

이 같은 요구에 정 의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침묵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의 행보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들이 정 의장 유임 요구를 한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정 의장은 간담회에서 ‘사퇴가 대통령실 의중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건 없다. 당헌의 문제”라며 “당헌상 당 대표는 정책위 의장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 당원과 의원들이 원하는 건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 아니겠느냐는 측면을 고려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2일 정책위 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발표할 전망이다. 후임 정책위 의장으로는 대구 4선 김상훈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연/정소람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