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사먹는다더니…'10만원대 호텔빙수' 뜻밖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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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넘어도 줄서 먹던 '특급호텔 망고빙수'…올해는 시들매년 여름철이면 신라호텔에서 애플망고빙수를 즐기고 관련 게시글을 올리던 30대 인플루언서 이모 씨는 올해는 건너뛸 생각이다. 특급호텔 럭셔리 빙수 인기가 예년만 못해서다. 팔로워 숫자가 2만명이 넘는 이 씨는 “게시글 ‘좋아요’ 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특급호텔 망고빙수 관련 글들을 스크랩해보니 확실히 관심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고물가에 소비 심리 악화되면서
서울신라호텔·시그니엘서울 등
망고빙수 웨이팅 사라지고 웃돈 줄어
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초고가 애플망고빙수를 파는 서울신라호텔 '더라이브러리'엔 요즘 평일 대기 고객은 거의 없다. 도리어 객장이 다 차지 못해 한적할 때가 많다는 게 방문자들의 전언이다. 한두시간씩 기다려야 자리가 나던 예년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몇 시간씩 기다리곤 하던 주말 웨이팅도 한 시간 내외로 줄었다. 실제로 업계에선 올해 망고빙수의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반응이 흘러나온다. 일단 망고빙수를 먹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던 대기자가 줄었고,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 거래되던 시식 상품권 등의 웃돈도 사라졌다.
관련 예약권이나 기프티콘에 붙던 프리미엄도 완전히 사라졌다. 오히려 가격을 낮춰 팔아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한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 값이 13만원대인 특급호텔 망고빙수 쿠폰의 리셀가가 1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지역 커뮤니티나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물가·고금리 속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만큼 고가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분석.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전처럼 폭발적 수요는 사라졌다고 본다”며 “고물가 기조에 소비를 줄이려는 분위기고 빙수 가격도 많이 올라 소비자 저항이 있다고 파악한다”고 말했다.올해도 특급호텔의 망고 빙수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가장 비싼 빙수는 시그니엘 서울 79층 ‘더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제주 애플망고 빙수다. 지난해(12만7000원)보다 2.4% 인상된 1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12만6000원에 판매한다.
서울신라호텔 역시 올해 애플망고 빙수 가격을 지난해(9만8000원)보다 4.1% 오른 10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파라다이스 시티(9만5000원),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9만3000원), 롯데호텔 서울(9만2000원),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9만원), 시그니엘 부산(8만원), 안다즈 서울 강남(7만5000원), 그랜드 워커힐 서울(7만3000원) 등도 고가 빙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망고 값이 워낙 올라 빙수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주 농가에 따르면 최상품 제주산 애플망고는 5~6개당 15만원을 넘어선다.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망고빙수의 경우 대부분 망고 1.5~2개가량 올라가므로 원가가 50~6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