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화난다" 분노 통했나…날아온 문자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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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TV상품 이용자도 장기 가입자 혜택이동통신사들이 '장기 가입자 혜택'이 불만족스럽다는 목소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유재석이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통신사 혜택 축소를 꼬집은 장면이 화제가 될 만큼 공감을 샀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이통사들이 최근 장기 가입자 혜택 확대에 나선 게 눈에 띈다.
LG유플러스, '피싱·해킹 안심 서비스' 등 제공
혜택 일부 개선, 영화 티켓·월 1회 제한은 그대로
KT, 인터넷·TV 이용자에도 장기 가입자 혜택 '확대'
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기존 모바일 이용 가입자에게 한정적으로 제공하던 장기 가입자 혜택을 유선 가입자까지 확대한 '장기고객 감사드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개편을 통해 인터넷·TV 상품만 이용하는 가입자도 이용 기간 합산 5년 이상이면 장기 가입자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이 프로그램은 총 14종의 장기 가입자 혜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 혜택 ‘쿠폰드림’과 월 1회 KT 문화 행사에 초청하는 '초대드림'으로 구성됐다.
'쿠폰드림'의 경우 장기 가입자에게는 연 1회 이용 기간 합산별로 6매(5년 이상), 8매(10년 이상), 10매(20년 이상)의 쿠폰을 제공한다. 2~4년 차 무선 가입자에게도 5년 도래 시점까지 5매의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장기 가입자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 혜택 '초대드림'도 선보인다. 지난 7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프로야구 경기 관람과 물놀이를 함께 즐기는 Y워터페스티벌 이벤트로 첫 선을 보였고 정규 혜택으로 전환했다. 당시 '초대드림'에 응모한 이용자 640명이 초청됐다.
KT는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모바일 중심 혜택은 유지하면서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로밍 할인과 티빙·지니뮤직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을 선보였다. 인터넷·TV 가입자를 위해 TV 주문형비디오(VOD) 할인과 PC 안심(광고없는백신) 1개월 이용권을 포함해 멤버십포인트 충전(1만점) 혜택을 추가했다.
"최대 300만원 보상"…LGU+ '피싱·해킹 안심서비스' 무상제공
LG유플러스도 지난달부터 유플러스(U+) 모바일 이용 기간이 2년(730일) 이상인 장기 가입자 대상으로 사이버 금융 범죄에 대한 피해 보상을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KB손해보험과 함께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피싱, 해킹, 스미싱, 파밍 등 금융 범죄에 따른 가입자 피해 발생 시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1회 신청 시 4개월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뿐만 아니라 하나의 휴대폰으로 두 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넘버' 혜택도 연 4회 제공한다. 이에 장기 가입자들은 연말까지 최대 4개월 동안 듀얼넘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 SK텔레콤은 별다른 혜택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부터 10년 이상 장기 이용자 혜택을 제공하는 '스페셜 T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5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하면 월 1회 가입 연수만큼의 데이터(1GB 단위)를 추가 제공하며 숲캉스 이벤트, 공연 및 전시 티켓 할인 서비스가 포함됐다.
"어항 속 고기냐" 유재석·이제훈 발언 화제 됐던 이유
장기 가입자 혜택이 부족하단 지적은 이통3사 가입자들 사이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과거 치열하게 경쟁하던 이통사들이 관련 혜택도 많이 제공했는데 근래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이다. 지난 6월 방송인 유재석이 개인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배우 이제훈 등과 함께 통신사 혜택 축소를 꼬집은 장면이 누리꾼들의 많은 공감을 받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당시 유재석은 "저희 장기 고객에게 매해 감사의 문자 한 통 정도는 보내줘야 한다"며 "근데 우리를 마치 어항 속의 가둬둔 고기처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제훈도 "25년 동안 통신사 번호 이동 없이 계속 유지해왔는데 나에게 주는 혜택이 이것밖에 없나 싶다"며 "통신사만의 사정이 있겠지만 저희가 생활하는 문화생활에서의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이통사들은 최근 장기 가입자 혜택 개선은 이 같은 방송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댓글에 "이 영상이 뜨자마자 한 통신사에서 9년 만에 장기고객 우수 혜택 안내와 함께 메시지가 날아왔다"고 했으나, 이 또한 우연의 일치로 알려졌다. 통신사 관계자는 "장기 가입자 혜택 안내와 감사 문자를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재석과 이제훈이 언급한 희망사항 중 문화생활에 대한 혜택은 일부 개선됐지만, VIP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영화 무료 관람 혜택 축소 등은 동일하다.업계 관계자는 "영화 무료 관람 등은 제휴사 사정이 우선 고려되며 양사 간 계약에 의한 것이라 제휴사가 마케팅 정책을 바꾸는 경우 통신사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VIP 혜택의 경우 연간 납부액 기준이긴 하지만 일정 기간 이상 장기 가입자 대상으로는 액수에 상관없이 VIP로 전환해주거나 요금 할인, 추가 데이터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