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

고령화 속 노인빈곤 여전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휴식하고 있다./사진=임대철 기자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자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노인 빈곤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3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약 255만명(178만8000가구)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은 4.9%였다.기초생활보장 제도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가구별 소득인정액이 일정 수준 이하고,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어도 부양 능력이 없는 국민에게 지급되는 생계·주거·교육·의료급여다. 지난해 기준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4인 가구 기준 약 540만원)의 30% 이하인 162만원가량이었다. 월 소득이 162만원보다 적으면 생계급여가 지급된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수급 비중이 가장 컸다. 2017년 28.9%로 30%를 밑돌던 노인 수급자 비중은 2018년 32.8%, 2019년 35.3%, 2020년 35.4%, 2021년 37.6%, 2022년 39.7%로 꾸준히 늘더니 작년에는 41.3%(약 101만명)를 기록했다. 40~64세 중년층(33.7%), 20~39세 청년층(10.7%)이 뒤를 이었다. 총인구 수 대비 수급자 비율도 노년기가 10.4%로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노년층 수급 비율이 47.1%로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남성은 중년기(38.6%)가 제일 높고 노년기(34.0%)가 뒤를 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노인 수급자의 수가 처음으로 40%를 넘었다"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부분이 큰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수급률이 압도적이었다. 1인 가구 수급률은 73.5%, 2인 가구와 3인 가구는 각각 16.0%, 6.2%였다. 수급자의 가구 유형은 대부분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약 58%)였고, 보다 안정된 가구인 일반 가구는 24.6%를 차지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선정 가구의 소득 규모를 보면 '20만원 초과~40만원 이하'인 가구가 30.9%로 가장 많았다. 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가 29.2%, '40만원 초과~60만원 이하'는 13.9%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