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이어 개인전도 金…5관왕 바라보는 '체조 전설'

'파죽지세' 시몬 바일스

3일 도마 결선…여서정과 격돌
세 종목 싹쓸이땐 역대 최다 金
< 성조기 흔들며 > 미국 체조 국가대표 시몬 바일스가 2일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딴 뒤 성조기를 들고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리올림픽 ‘5관왕’에 도전하는 여자 체조의 살아 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27)가 벌써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일스는 2일 프랑스 파리 베르시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도마, 이단평행봉, 평균대, 마루운동 등 4개 종목에서 59.131점을 얻어 금메달을 땄다. 그는 자신의 주종목인 도마(15.766점)와 마루운동(15.066점)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받아 8년 만에 올림픽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바일스는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이어 개인종합도 석권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그는 “해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오늘 경기는 정말 황홀했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아직 세 번의 결선이 남았다. 이제 즐길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이단평행봉을 제외하고 5개 종목 결선에 진출한 바일스는 3일 도마, 5일 평균대와 마루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가 남은 3개 종목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면 옛 소련의 체조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90)가 보유한 역대 올림픽 여자 최다 금메달(9개)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바일스는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단체전과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을 휩쓸어 4관왕에 올랐다. 3년 전 도쿄 대회 때는 전관왕(6개 종목)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단체전 도마 연기를 펼친 뒤 돌연 기권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평균대(동메달)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를 모두 포기했다. 공중 동작 때 부상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는 ‘트위스티스’ 증상 때문이었다.

도쿄올림픽 이후 2년간 정신 건강 회복에 집중한 바일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며 부활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전설의 귀환을 알린 바일스는 “제가 지난 3년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싸워 세계 무대에서 다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