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업 '생존 최종병기' DX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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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제조 패러다임 대전환경남 창원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기업 CTR은 2019년부터 디지털전환(DX)을 본격화했다. 숙련 인력을 구하지 못해 생존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조직 내 비효율을 제거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무 부문부터 혁신했다. 재고 업무 등을 처리하는 사무자동화 로봇을 도입한 데 이어 2021년 산업용 3차원(3D) 로봇을 전진 배치해 자동화 공정을 고도화했다. DX 추진 이후 볼 조인트 생산량이 연간 183만6000개로 이전보다 63% 증가했다. ‘불량률 제로’ 기록도 달성했다.
젊은층 없고 베테랑들 은퇴
구조적 인력난에 '벼랑 끝'
3D로봇·AI, 현장에 전진배치
생산성 높이고 효율 극대화
한국 제조업의 태동기인 1960년대 부품산업에 뛰어든 CTR의 DX 혁신 사례는 인력난과 생산성 저하에 시달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구체적 방법론인 DX는 K제조업의 생존을 좌우할 유일한 해법으로 꼽힌다. 제조업 인력난은 가공할 수준이다. 국내 생산연령인구는 향후 10년간 390만 명 감소한다. 외국인 근로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올해 비숙련(E9) 외국인 비자 쿼터는 16만5000명에 불과하다. ‘암묵지(개인 체화 지식)’를 지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도 본격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 제조 현장은 인구절벽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하는 심각하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2001년 41.6%에서 2021년 30.2%로 곤두박질쳤다.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크다는 것은 국내 제조업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기술이 응축된 DX가 중소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영재 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제조업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면 디지털 기술로 인력과 생산성을 보완하는 DX 외엔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창간 60주년을 맞아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공동으로 중소·중견 제조사 DX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성공 사례를 집중 분석해 소개한다. 혁신·도전 정신으로 무장하고, 한발 앞선 투자로 대한민국 산업사(史)의 새 장을 써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최형창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