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버틴 AMD, 인텔 몰락·엔비디아 불량 덕보나

라이젠 AI 노트북 출시 예정

인텔 점유율 10%P 뺏으면 연간 6조8000억원 추가매출
사진=Reuters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지난주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나홀로 폭락을 면했다. 경쟁사 인텔이 실적 발표를 통해 자신들의 경영·연구개발 실패를 고백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5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AMD는 지난 2일 4센트(0.03%) 하락한 132.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인텔은 26.06%나 폭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18% 하락했다. 멜리우스리서치의 벤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제품 신뢰성 등의 문제로 인텔이 몰락하면서 AMD의 점유율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AMD는 인공지능(AI) 개인용 컴퓨터와 x86 서버용 준수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PC 제조사들은 AMD의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라이젠 AI 300' 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AMD는 델 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에이서, HP, 레노버 등에 라이젠 AI 300을 공급하기로 했다. 라이젠 AI 300은 AMD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PC' 사양을 충족하는 AI 프로세서다. 코파일럿 등 AI 기능을 무리 없이 처리하도록 40TOPS(초당 40조회 정수 연산) 이상 성능의 신경처리망장치(NPU)를 탑재해야 한다.

인텔의 제조 로드맵은 선도 업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AMD에 점유율을 계속 빼앗길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에 AMD가 데이터 센터 인텔의 매출을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팩트셋의 전망에 따르면 AMD는 이 부문에서 34억4000만 달러, 인텔은 34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AMD가 핵심 시장에서 인텔보다 10%포인트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면 약 50억달러의 추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고, 2026년 주당순이익(EPS)은 8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AMD의 EPS는 77센트에 불과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