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아재' 엘리슨 "승패보다 챔피언처럼 쐈다는 게 중요" [2024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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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 엘리슨 美 양궁협회 인터뷰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을 상대로 '역대급 명승부'를 펼친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36)이 결승전 소회를 전했다.
"우리는 챔피언처럼 쐈고 그게 중요하다"
"김우진과 난 역사상 최고의 '양궁 듀오'"
엘리슨은 5일(한국시간) 미국양궁협회와 인터뷰에서 "슛오프에서 김우진이 간발의 차로 이겼다고 속상하지 않다"며 "우리는 챔피언처럼 쐈고 그게 중요하다"고 했다.엘리슨은 오히려 "(김우진과의 경기는) 오랫동안 꿈꾸던 경기였다. 우리는 15년 전부터 맞붙었다"며 "김우진이 지금까지 이뤄낸 것을 보면 그는 명백한 최고의 양궁선수"라고 했다.
엘리슨은 이어 "김우진과 나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양궁 듀오'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엘리슨의 이런 평가는 김우진이 전날 결승전 후 인터뷰에서 "축구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래디와 김우진이 있지 않을까"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과거 한국 양궁을 무너뜨린 경험이 있어 '태극 궁사 킬러'로도 불리는 엘리슨은 전날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에게 5대 6으로 석패했다.
승부를 가른 건 4.9mm의 차이였다. 슛오프에서도 동점이면 화살로부터 과녁 중앙까지의 거리를 비교해 더 짧은 선수가 승리하는데 김우진이 55.8mm, 엘리슨이 60.7mm를 기록한 것이다.
아쉬운 패배에 속이 쓰릴 법도 했지만, 엘리슨은 경기 직후 김우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벅찬 표정의 엘리슨은 김우진의 손을 맞잡고 만세를 하고, 포옹을 나눴다.엘리슨의 경기 매너에 우리 네티즌들은 '양궁 아재'라는 별명을 붙이며 친근함을 표시하면서도 찬사를 보냈다.
"너무 아름답다. 이게 바로 스포츠맨십, 화합 그리고 진짜 한미동맹이다", "미국 선수 매너 봐라, 진짜 멋있다. 잘생기고, 호감이다" 등 반응이었다.
김우진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브래디는 세계적으로 봐도 정말 완벽한 양궁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