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1988'…'2036 서울올림픽' 시동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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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전타당성조사 학술용역' 진행 중서울시가 2036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대회 개최지로 적합한지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조만간 중앙부처에도 개최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이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 1988년에 이어 48년만에 올림픽을 열게 된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에 이어 전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두 번 이상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국내 후보도시 공모…사전 작업 시작
5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2036 서울 하계올림픽 사전타당성조사 학술용역’을 위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시가 대한체육회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선 우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국내 도시 유치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타당성조사를 실시해 개최 계획의 적합성, 대회 성공 가능성, 정부 정책 연계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재원 조달 방안과 민간투자 가능성도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10~11월께 나오는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서울시의회의 승인을 받은 뒤 문체부와 기획재정부의 국제경기대회 유치 심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타당성 조사, 국제행사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흑자 올림픽’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안방에서 올림픽을 치러본 경험이 있고,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면 국고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88올림픽 때 개발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돔형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수영장 등 스포츠 시설과 전시장을 들이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을 민간투자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외에 부족한 경기장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와 인천시, 그리고 강원도와도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에 대항할 만한 국내 도시로는 부산이 꼽히는데, 부산은 지난해까지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온 역량을 집중하면서 올림픽 유치 사전작업에는 아직 착수하지 않았다. 서울이 국내 도시 중에는 유력 후보지인 이유다.
파리올림픽처럼 시내 명소를 경기장으로
국내에서 2036 올림픽을 유치할 후보도시로 선정되면 국제 도시와 경쟁을 해야 한다. 현재까지 유치 의향을 밝힌 도시는 인도 아마다바드-뉴델리, 중국 칭다오, 인도네시아(도시 미정),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이집트 카이로, 멕시코 과달라하라-멕시코시티, 폴란드 바르샤바 등이다. 최근 중동 카타르도 관심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서울시는 2032 하계올림픽을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가 호주 브리즈번에 밀렸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과 올 1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서울올림픽 개최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도시의 관광 명소를 경기장으로 꾸민 파리 올림픽을 참고해 서울시도 주요 랜드마크에서 몇몇 종목의 경기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기로 했다. 예를 들어 앵발리드 광장처럼 광화문 광장을 양궁 경기의 무대로, 센강처럼 한강을 철인 3종 경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작한 한강 쉬엄쉬엄 3종 축제를 준비하면서 수질 정화 작업을 했고, 앞으로 수상 이용을 활성화하면서 수질은 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4~5월 한강 수질을 검사한 결과 한강 물속 대장균 개체 수는 평균 100mL당 37개로 나타났다.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2036년 하계올림픽은 아시아 지역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036 올림픽의 최종 신청과 개최지 선정은 2026년 무렵 이뤄질 예정이어서 절차를 서둘러야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시 안팎으로 나온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국내 도시 공모도 추진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파리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하반기께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