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의 날' 파랗게 질린 코스피…시총 235조 증발했다

코스피 '역대 최대 낙폭'
장중 한때 2400선도 붕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스1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8%, 코스닥지수가 11% 폭락하면서 이날 하루 동안 양대 시장에서 시가총액 235조원가량이 증발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4.64포인트(8.77%) 급락한 2441.55에 장을 끝냈다.이는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이다. 역대 100포인트 이상의 일일 하락은 전일과 이날을 제외하면 7번 있었다. 2007년 한 번, 2008년 두 번, 2011년 두 번, 2020년 두 번이다.

지수는 장중 한때 2386.96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하루 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빠졌던 셈이다. 기존 일일 최대 낙폭 184.77(2011년 8월 9일)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지수 폭락으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날아간 시가총액만 192조원을 웃돌았다. 직전 거래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시총은 2189조7689억원이었는데, 이날 지수 급락으로 1997조74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코스피지수는 개장 이후 꾸준히 밀려났다. 오전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에는 장중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수급은 외국인이 무려 1조5245억원 매도 우위다. 기관도 2716억원 팔았다. 개인만 1조6981억원 매수 우위다.

투자자별 매매상위(확정) 종목들을 보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1조2317억원)와 SK하이닉스(2299억원) 두 종목이다. 기관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4478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삼성전자도 1784억원 팔았다. 개인의 경우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1623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대부분 상장사 주가가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총 937곳 중에서 무려 924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사모펀드 KCGI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한양증권의 우선주가 유일하게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낙폭이 11%를 웃돌며 7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지수는 이날 88.05포인트(11.3%) 급락한 691.28에 장을 끝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43조원 증발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시총 381조4148억원에서 이날 338조426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코스닥 상장사 총 1662곳 중 1635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올리패스와 퀀타매트릭스 두 종목만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가격에 장을 마쳤다.

수급은 유가증권시장과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다. 개인 홀로 6787억원 매도 우위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45억원, 1180억원 매수 우위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3.6원 오른 1374.8원에 거래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