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조기 금리인하' 목소리…韓銀의 선택은

일각선 "이달부터 금리 내려야"
뛰는 집값·환율 변동성이 변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수 부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학계와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다.

5일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와 물가에 미치는 데 1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8월 인하가 적절하다”며 “부동산은 대출 규제로 잡고 금리는 선제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오는 9월 ‘빅 컷(금리 0.5%포인트 인하)’ 등을 기다리지 말고 이달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은이 8월부터 2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내수 상황을 보면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서도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보면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에 금통위 우려가 큰 분위기”라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해도 금통위는 국내 금융시장 동향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2%를 기록하며 역성장했지만 이를 근거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GDP에 대해 “2분기에 역성장했지만 성장 국면에서 나타난 기저효과에 따른 조정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점도 변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은 3원60전 오른 1374원80전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달러당 1355원으로 떨어졌으나 오후 2시께부터 1시간 반 사이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