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브라운' 짐 싸서 떠난 지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럴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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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 2분기 실적 부진톰브라운, MLB, 타임 등 패션기업을 떠받치던 간판 브랜드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패션업계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옷을 사입는 데 지갑을 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톰브라운 빠지고 MLB도 예전만 못해
"불황에 옷 안 사입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기업 한섬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5% 줄어든 4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도 3417억원으로 집계돼 1.2% 줄었다. 시장 예상치(매출 3435억원, 영업익 74억원)보다 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상반기 누계로도 영업익 36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줄었다. 매출액도 2.2% 감소한 7353억원이다.부진 원인으로는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점을 꼽았다. 한섬 관계자는 "지속적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내수 소비 부진 영향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감소했다"며 "한섬라이프앤 지분 100%를 확보하는 등 향후 적극적 투자 체계를 마련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반등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국내 패션 시장에서 타임, 시스템 등 한섬의 주요 브랜드들 비중이 축소하고 있다는 점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 브랜드는 “한섬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근래 들어선 소위 신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수입 브랜드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자체 브랜드 강화에 힘을 쏟았던 한섬도 최근 잇달아 해외 브랜드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한섬은 올 3월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리던’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의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실적이 저조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줄어든 5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5130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단독 수입해 판매하던 톰브라운이 지난해 7월 직진출을 선언하며 브랜드 라인업에서 빠져나간 이후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F&F 역시 2분기 매출 3915억원, 영업익 918억원을 거둬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 16.6% 줄었다. F&F의 대표 브랜드 MLB가 중국 내 소비 업황이 위축되며 성장이 주춤한 분위기. 국내에서도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며 종전보다 브랜드 파워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비슷한 상황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3338억원에서 올해 3311억원으로 0.8% 줄어들고 영업익은 14.2% 감소한 158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자체 브랜드는 대부분 침체 분위기며 수입 판매하는 몇몇 신명품 브랜드들도 로열티 등을 지급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이 적다. 그나마도 경쟁이 치열하고 유행 주기도 빨라 수요도 오래 지속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