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재 UNIST 교수팀, 타미플루처럼 코로나바이러스 잡는 화학물질 개발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처럼 증식 막아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 기대
왼쪽부터 명경재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이주용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교수,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독감 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신규 물질이 국내 연구팀에서 개발됐다.

명경재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코로나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화합물 ‘UNI418’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타미플루는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우리 몸 세포내에서 증식한 뒤 세포표면을 뚫고 나올 때 필요한 효소인 ‘뉴라미니데이즈’를 억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독감 바이러스가 우리 세포 속에서 그 수를 늘린다 해도 다시 밖으로 나와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몸 세포가 외부 물질을 흡수하는 ‘엔도사이토시스’라는 과정으로 침투한다. 이어 세포 내에서 그 수를 불린 뒤 독감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세포 밖으로 나와 다른 세포를 감염시킨다.

연구팀이 발견한 UNI418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내로 유입되는 과정과 탈출하는 과정 양쪽을 막는 원리로 작동한다. 유입 및 탈출에 기여하는 ‘PIKfyve’와 ‘PIP5K1C’ 단백질을 억제한다.연구팀은 “기존 치료제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저해해 증식을 막았지만, 변종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적었다”며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의 감염 과정을 단계적으로 저해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이주용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초기 단계부터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했다.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또한 “UNI418이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분야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Nature publishing group’에 지난 1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