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친환경 선박시장…선점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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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 개발 경쟁 치열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제조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교체 주기가 임박했고, 각국의 친환경 규제 수위도 높아지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선사 선박교체 주기 임박
각국 친환경 규제 강화 등 영향
LNG·메탄올·암모니아선 등
올 신규발주 57%가 친환경선
친환경 엔진 개발에도 속도
○각국서 환경 규제 강화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선박 교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형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서 새로 발주한 선박 394척 중 57%인 224척이 대체 연료를 적용한 선박으로 집계됐다. 연료 종류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이 32%를 차지했고, 메탄올이 21%로 뒤를 이었다. 액화석유가스(LPG) 선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은 각 13%, 8%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비롯해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한 결과다. IMO도 지난 4월 2030년까지 선박에서 나오는 탄소량을 기존 수치보다 20%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25년 10월까지 선박에 관한 탄소세 최종안을 채택하고, 2027년 발효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 1t당 약 150달러를 부과할 전망이다.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규제 탓에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영국 선박등록소(UKSR)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각국이 운영 중인 선박 수는 총 6만 1000여척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2000년대에 건조됐다. 선박 교체 주기는 평균 20년 안팎이다. 탄소세 부과 시점을 고려할 경우 올해부터 노후화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한다.
국내 조선사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비롯해 LNG선, 메탄올선 등을 대체재로 내세웠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4만5000㎡급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HD현대중공업은 메탄올 엔진을 적용한 추진선을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연료전지를 적용한 암모니아 운반선(VLAC)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오션은 100% 암모니아 연료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중이다.
○선박 엔진 경쟁도 가속화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엔진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친환경 선박에 적용되는 LNG와 암모니아 화물창(저장 탱크)도 자체 제작할 방침이다. 확대되는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엔진, 화물창 등 핵심 기술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HD현대중공업은 ‘이중연료 엔진’(석유와 LNG를 함께 쓰는 엔진)과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는 엔진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자체 개발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에서 쓰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 엔진’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STX중공업을 인수한 것도 친환경 엔진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한화도 이중연료·암모니아 엔진 내재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엔진은 항공 엔진과 함께 한화그룹이 자체 개발 목표를 세운 핵심 품목이다.조선사들이 엔진을 자체 개발하려는 이유는 건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건조하는 친환경 선박에는 이중연료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독일 만과 스위스 빈터투어가스앤드디젤이 세계시장을 7 대 3 비율로 나눠 먹고 있다.
친환경 선박에 들어가는 화물창 국산화도 국내 조선사들이 공들이는 대목이다. 석유를 싣는 유조선의 화물창은 누구나 생산할 수 있지만 LNG를 초저온 상태로 저장하거나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꾼 뒤 보관해야 하는 친환경 선박의 화물창은 프랑스 GTT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LNG 화물창을 각자 개발하되 5~10년 뒤 ‘대세’가 될 수소 화물창은 포스코, 현대제철과 손잡고 5개 회사가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