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중 1명만 입실 '행운'…"이거 완전 로또네" 뭐길래 [집코노미-집100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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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주택' 입소 위해 줄 서는 시대
고령인구 작년보다 46만명 늘었는데
노인복지주택은 전국 40곳 뿐
3곳 중 2곳이 서울·경기 몰려 있어
"지금도 20여 분의 시니어분들이 입실 예약을 해 놓은 상태에요. 하지만 나오려는 분들이 없어서 예약자도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상태입니다"지난 7일 서울의 한 노인복지주택에서 만난 입주 담당자는 입실 대기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입실 보증금이 4억~7억원에 달하는 데다 한 달 생활비도 1인 기준 280만~360만원인 데도 들어가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얘기다. 수치상 공실률은 퇴실한 어르신과 새로 입주하는 어르신 간 이주 시기 차이로 발생한 것일 뿐, 실제로는 100% 입주한 상태라고 했다.
![올해 2월 인천에서 최초로 서구 청라동 청라신도시 내에 문을 연 실버복지주택 '더 시그넘 하우스 청라' 전경. 더 시그넘 하우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17804.1.jpg)
일본 노인복지주택, 한국의 400배
국내 노인복지주택 한 곳의 입실 정원은 적게는 100실에서 많게는 250실 정도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실버복지주택은 9006가구를 분양해 8346가구(1인주거 포함)가 입주해 있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65세 이상 노인 1000명 중의 1명만 실버복지주택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한국 노인복지주택 수도권 편중 심각
국내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절대적인 숫자도 이웃나라 일본에 적은 데다 수도권 편중도 심하다. 자료에 따르면 40곳의 노인복지주택 가운데 67%인 27곳이 서울(12곳)·경기(15곳)에 쏠려 있다. 편차는 65세 이상 노령 인구 대비 노인복지주택 수로 따져봤을 때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를 40개 시설 수로 산술적으로 나눴을 때 1곳의 실버복지주택이 맡아야 할 노인 수는 평균 24만6400여명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176만8649명인 서울은 비율대로 따지면 7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12곳이 있다. 경기도 역시 65세 이상 노령 인구 대비 8~9곳이 있어야 하지만, 2배에 가까운 15곳의 실버복지주택이 들어서 있다.부산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방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74만9000명이다. 같은 비율대로라면 총 3곳의 노인복지주택이 있어야 한다. 실제론 1곳에 불과했다. 대구와 광주, 울산, 전남, 제주 등은 실버복지주택이 아예 없었다. A노인복지주택 관계자는 "노인복지주택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있으면 아무래도 자녀나 가족이 왕래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며 "입주를 원하는 고령자 스스로가 애초에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득 수준·병세권 등도 입지에 영향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편중된 노인복지주택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상관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에선 용산구와 종로구, 중구, 강남구, 강동구 등 이른바 도심권 지역에 분포했다. 경기도에서도 수원(3곳), 성남(4곳), 용인(2곳), 하남(1곳) 등 이른바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지역에 많이 노인복지주택이 들어서 있었다. B노인복지주택 관계자는 "노인복지주택에서 월 200만~300만원씩 생활비를 내며 살려면 상당한 소득을 모아놨거나 어느 정도의 자산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실제 입주한 어르신을 보면 애초에 강남권에 쭉 살면서 은퇴 후에도 상당한 자산을 갖고 있거나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업가가 꽤 많다"고 설명했다.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