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모두 뛰어든 '트래블카드'…무료 환전에 +α 경쟁

현지서 수수료 없이 ATM 출금
결제 등 부가적 혜택에 차이
장단점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무료 환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올해 초 국내 최초로 환전 및 재환전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이후 은행들은 연달아 무료 환전 혜택을 담은 카드를 선보였다.

지난달 농협은행까지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하면서 5대 은행 모두 무료 환전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달러 등 주요 통화의 환전 수수료가 사실상 무료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마다 결제 등 부가적인 혜택에 차이가 작지 않은 만큼 상품별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환전 목적 따라 선택해야

무료 환전 경쟁의 포문을 연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가 지난 1월 출시한 외화통장은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때뿐만 아니라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까지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적용 대상 화폐는 미국 달러 등 17개 통화다. 재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은행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수시로 외화를 사고파는 ‘환테크’족은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은행들은 무료 환전과 함께 결제 혜택을 더한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대응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출시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세계 42종 통화에 대해 환율 우대 100%(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는 환율 우대율이 50%만 적용된다.

대신 신한은행은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전월 국내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세계 1200여 개 라운지를 반기마다 1회씩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등 결제 혜택도 제공한다. 무료 라운지 서비스와 결제 혜택이 크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발급량은 지난달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100만 장을 넘어섰고, 신한은행은 ‘SOL트래블 신용카드’까지 새로 출시했다.

원화를 외화로 환전하는 수수료만 따지면 무료 환전 서비스의 원조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신용·체크카드다. 트래블로그 카드를 이용하면 원화를 달러 등 53개 통화로 무료로 환전해 해외에서 결제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의 현금 인출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다만 쓰다 남은 외화를 다시 원화로 재환전할 때는 원화 환전액의 약 1%가 수수료로 부과된다. 트래블로그 카드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5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결제 혜택도 풍성

국민은행의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세계 56종 통화에 환율 우대 100% 혜택을 제공한다.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는 올해 말까지 100%의 환율 우대가 적용되지만 1%의 별도 수수료가 부과된다. 후발주자인 국민은행은 트러블러스의 국내 결제 혜택을 강화했다. 코레일 앱에서 2만원어치 이상의 승차권을 구매할 경우 월 1회씩 5000원을 환급해주고, 카페에서 5000원 이상 결제 시 월 1회 1000원 환급 혜택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세계 30종 통화에 대해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고,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경우 50%의 환율 우대율을 적용한다.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국내외 이용금액의 5%를 캐시백으로 제공한다. 캐시백 혜택은 전월 이용 실적이 20만원 이상~50만원 미만은 최대 1만원, 50만원 이상~70만원 미만은 2만원, 70만원 이상은 3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무료 환전 서비스를 내놓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이 지난 7월 출시한 ‘NH트래블리 체크카드’는 세계 20종 통화에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고, 재환전(외화→원화)에는 50%의 환율 우대율을 적용한다. 농협은행은 NH트래블리 체크카드 이용 금액의 0.2%를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캐시백으로 제공한다. 국내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대중교통 결제액에 대해선 0.6%를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다만 NH트래블리 체크카드는 해외 ATM을 통한 외화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월 10회 한도로 제공한다.

여행특화 카드 중에서 해외 ATM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 횟수 제한이 있는 곳은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 두 곳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