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트워크 공유…방사성폐기물 전문기관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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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환경공단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합리적인 방사성폐기물 처리 방안을 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고준위 방폐장) 사업 추진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제정은 무산됐지만, 향후 사업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ICGR 회의 등 참석, 글로벌 협력
각국의 방폐장 추진·경험 공유
ISO 지하수 분야 협력기관 지정
핵폐기물 관련 다양한 기술협력
캐나다·핀란드 등과 잇단 MOU
"방사성폐기물 관리 역량 강화"
○글로벌 방폐물 처리 노하우 공유받아
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5월 27~31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차 지층처분장에 대한 국제회의(ICGR)에 참석했다.아시아에서 ICGR이 개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CGR은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에 관한 각국의 추진현황·경험 등을 공유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와 고려사항 발굴을 위해 운영되는 국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ICGR엔 핀란드, 캐나다, 프랑스, 체코, 영국, 일본, 벨기에, 호주 등의 고준위방폐물 관리 전담기관 기관장뿐만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전문가가 참석했다. 미국, 일본, 체코 정부 관계자 등 총 31개국 108개 기관에서 약 350여명의 전문가가 모였다. 이번 ICGR에선 부지선정 등 고준위 방폐장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노하우들이 논의됐다.조성돈 이사장은 “안전한 고준위방폐물 관리, 처분시설 확보, 지하연구시설 운영, 국민 수용성 확보 등의 경험과 주요 현안 공유를 통해 우리 공단도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적인 방폐물 관리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에 대해서도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 5월 스페인 AMPHOS21 기술 회의를 비롯해 핀란드, 스웨덴,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기술 회의에 참석해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에 대한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더 효과적으로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리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고 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 방폐물 인수 기준과 안전성 평가 등 기술 현황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지난 5월엔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국제표준화기구(ISO) 지하수 분과 총회가 열렸다. 원자력환경공단은 2023년부터 지하수 분야의 표준 협력기관으로 지정돼 국가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 지하수 분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번 총회에선 약 50명의 지하수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국제표준 개정과 9건의 신규 표준 개발 제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지하수 분야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면서 부지 특성 평가의 품질 보증 시스템을 향상하고 처분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일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과 협력…기술력 높인다
원자력환경공단은 합리적인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위해 다양한 기관들과 기술협력을 체결했다. 고준위 방폐장은 향후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건설돼야 한다. 이에 따라 미리 기술협력을 체결해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지난 5월 28일엔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캐나다 원자력 폐기물 관리기구(NWMO) 와 고준위방폐물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연장 체결했다.NWMO는 캐나다 내 고준위방폐물 관리를 위해 원자력 발전사들이 2002년에 설립한 기구다. 현재 심층 처분시설 확보를 위한 부지 선정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온타리오주 2개 지역에서 심층 조사를 진행, 올 연말까지 최종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준위 방폐장 설립이 필요한 한국 입장에선 캐나다 NWMO의 심층 처분시설 선정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6월 26일 핀란드 포르툼과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르툼은 원자력 시설 설계부터 원전 해체, 방사성폐기물 최종 처분까지 원전 전 주기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란드 기업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에서 광범위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자력환경공단과 포르툼은 두 차례에 걸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처분 관련 자문을 주고받았다. 이번 MOU를 계기로 양측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MOU를 통해 포르툼의 40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최종 처분장 운영 경험은 우리 공단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