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5000만원 아파트, 3년 버텼더니…강북 집주인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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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강남 3구 등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강북 집값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강남 집값 치솟자 강북도 들썩
서대문·은평·중랑구 등으로 신고가 확산
"주말마다 집 보러 오는 신혼부부 북적"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 주(5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26% 상승했다. 전주(0.28%)보다 상승 폭은 줄었지만, 서울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강남권에 집중됐던 신고가 거래가 강북 지역에서도 속출하는 모양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대문구 천연동 '천연뜨란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일 11억6000만원(11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 대비 3억1000만원 뛴 액수다. 천연동 개업중개사는 "3년가량 매수세가 뜸하다 최근 몇 달 들어 집을 보러 오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가격이 계속 올라 지난해 7억원대였던 전용 57㎡도 호가가 9억원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 불광동 '불광롯데캐슬' 전용 95㎡도 지난 1일 12억500만원(2층)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이전 최고가에 비해 1억5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84㎡는 지난 3일 12억7000만원(8층)에 손바뀜되면서 이전 최고가 대비 2000만원 올랐다.은평구의 개업중개사는 "주말마다 신혼부부들이 집을 보러오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전용 59㎡는 대부분 9억원 이내에서 매수할 수 있지만, 신축 아파트의 경우 전용 59㎡도 10억원대로 가격이 뛰었다"고 설명했다.중랑구에서는 지난달 31일 면목동 '한양수자인사가정파크' 전용 74㎡가 9억4800만원(14층)으로, 같은 날 광진구 자양동 '우방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17억7000만원(21층)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114㎡는 지난달 30일 22억9500만원(14층) 신고가를 다시 썼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성동구에서는 성수동1가 '강변동양' 전용 84㎡가 지난 3일 이전 최고가보다 2억6000만원 오른 27억6000만원(9층)에 매매됐다. 용산구 역시 지난 31일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가 110억원(5층)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보다 7억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속출하고 매도 호가도 오름세"라며 "매수자들이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가철을 맞아 매수 문의가 다소 감소하면서 집값 상승 폭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8월 첫 주 서울 23개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0.5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송파구가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0.53%, 서초구가 반포·잠원동 위주로 0.52%, 강남구가 개포·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0.37% 뛰었다. 이어 광진구가 광장·자양동 학군지 위주로 0.36%, 마포구가 아현·염리동 대단지 위주로 0.35%, 용산구가 이촌·한남동 위주로 0.33% 올랐다.
조사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올라 전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성동구가 응봉동 및 금호동1가 대단지 위주로 0.39% 뛰었다. 영등포구가 신길·여의도동 역세권 위주로 0.29%, 노원구가 월계·상계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27% 상승했다. 강남구는 개포·압구정동 주요 단지 위주로 0.24%, 종로구는 홍파·사직동 주요 단지 위주로 0.23%, 광진구는 자양·광장동 학군지 위주로 0.22%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은 "임차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학군지·대단지 및 중소형 규모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매물도 감소했다"며 "계절적 비수기인 휴가철에도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