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주택형만 짓는다…단일면적 공급단지 인기

건설사는 설계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분양가 낮아져 이득

'계양 롯데캐슬'도 관심 집중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단일 주택형’으로 이뤄진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공급되고 있다. 가구별 실수요에 맞춰 다양한 크기를 설계해온 건설업계가 ‘잘 팔리는’ 상품 단일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는 설계비와 공사비를 절약하고 미분양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 반기고, 수요자는 분양가가 다소 낮아져 이득이라는 반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가 전용면적을 단일화한 단지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 계양구에서 공급된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 2단지는 1089가구 모두 전용 84㎡로만 이뤄졌다. 대단지임에도 단일 면적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실수요자의 관심을 받으면서 계약을 거의 마무리해 최근 분양을 시작한 1단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단일 크기로 공급하니 오히려 실수요자의 고민이 줄어들어 계약률이 높아졌다”며 “분양에 들어간 1단지는 대형 면적이 있어 대형 주택 수요가 결집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과천의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740가구)를 비롯해 오산시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970가구), 고양시 ‘고양 장항아테라’(760가구) 등도 한 가지 크기로 공급된다.

건설사들은 전용 59㎡나 84㎡ 단일 크기로 주택을 구성하면 설계비와 공사비를 1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비 청약자들도 공사비를 줄여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받는 편이 낫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다양성은 옵션이나 확장 등을 통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공사비 상승 시기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낮출 수 있어 공급하는 입장에선 이득”이라고 말했다.단일 크기 단지를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분양 예정 단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조합원의 요구에 따라 공급 가구 수와 크기가 결정돼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된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수요 조사를 진행한 한 재건축 단지에선 조합원이 전용 45㎡부터 138㎡ 펜트하우스까지 다양한 크기를 요구했다. 면적대가 다양해지면서 추정 분담금도 올라갔다. 기존 전용 59㎡ 아파트 소유자가 138㎡ 새 아파트를 받는 경우 예상 분담금이 4억6000만원에 달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단지는 1+1 분양을 노리는 조합원과 대형 면적을 원하는 조합원의 수요를 모두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다”며 “서울에선 단일 면적 단지로 짓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