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아라 [서평]
입력
수정
불안 세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
528쪽|2만4800원
![Getty Images Bank](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508.1.jpg)
<불안 세대>는 이를 탐구한다.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란 부제를 달았다. 책을 쓴 이는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인 그는 12년 펴낸 베스트셀러 <바른 마음>으로 유명하다. 그는 <불안 세대>에서 각종 통계와 여러 학자의 연구 결과를 내민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성장기는 길다. 그리고 중요하다. 이 시기 인간 뇌는 유연해 무엇이든 잘 받아들인다. 놀이와 학교 생활, 교우 관계를 통해 어른이 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시기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 성장기가 방해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끊임없이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 5분마다 푸시 알림을 받는 아이의 뇌에선 하나에 집중하는 능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없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에 써야 하는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남과의 비교를 부추기고, 악플에 아이들을 노출시킨다.
그 폐해는 통계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우울증, 불안을 겪는 10대의 비율이 2012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자살률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이 증가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510.1.jpg)
“내가 포르노를 처음 본 것은 열 살 때였다. 우연히 발견한 폰허브 사이트였다. 엄마는 어디에 있었냐고? 바로 옆방에 있었다. 내게 매일 아홉 가지 색깔의 채소를 먹이려 애쓰면서, 엄마는 자녀 일에 사사건건 참견하려는 헬리콥터 부모에 가까운 분이지만, 그래도 나는 온라인에서 포르노를 쉽게 발견했다. 그것은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네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고등학생 되기 전 스마트폰 사용 금지, 16세 이전 소셜 미디어 금지, 학교에서 휴대전화 금지, 감독받지 않는 놀이와 독립적 행동의 더 많은 보장 등이다. 실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4세 미만 아동은 소셜미디어에 가입할 수 없다. 프랑스는 13세 미만의 스마트폰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책은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스마트폰의 폐해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