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피해야"…애플, EU 빅테크 규제에 앱스토어 약관 추가변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압박에 따라 EU에서 앱스토어 운영 규정을 추가로 변경한다.

8일(현지시간) 애플은 올가을부터 유럽 앱 개발자들에게 앱 내에서 다른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링크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앱이나 웹사이트 이외에도 어디에서나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애플은 전했다. 그동안 애플은 외부로 연결하는 링크 사용을 사실상 제한하고 ‘인 앱 결제’를 강제했는데, 앱 외부에서 구매를 유도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EU가 올해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한 이래 애플이 EU 사업 조건을 변경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EU는 2022년 12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억제한다며 디지털시장법을 제정했다.

지난 6월 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에 따른 조처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EU는 DMA 전면 시행 당시 ‘사실상 법 위반’에 해당하는 예시로 앱스토어 운영 방식을 지목했다. 집행위는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고객에게 (앱스토어 대신) 더 저렴한 대체 구매 방법을 알리고 대체 방법을 통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애플은 앱 개발자가 고객을 자유롭게 (대체 수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앱 개발자가 외부 결제 사이트로 고객을 유치하는 대가로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필요한 수준을 넘어선다고 판단했다. FT는 “수년간 일부 앱 개발회사들은 고객을 자체 웹사이트로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이 경우 개발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고, 소비자 가격에는 앱스토어 수수료가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조치는 올가을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이다. 앱 내 링크 표시 방법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수수료 구조도 도입된다.

애플은 앱 내 결제에 대해서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던 방식에서, 앞으로는 신규 가입자 유입에 대해 판매금의 5%를 부과하고 앱 배포 및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명목으로 기본 10%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외부 링크를 허용함으로써 줄어든 수수료를 앱 외부에서 이뤄진 판매에 대해서도 앱스토어 이용 대가 등을 이유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EU 집행위는 내년 3월 제재 수위 등 최종 결론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DMA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