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9월 빅컷'

美 경기침체 우려 잦아들며
0.5%P 금리인하 확률 낮아져
‘공황 상태’였던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들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수그러들고 있다. 9월 빅 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기대하는 심리도 약해지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기준 Fed가 9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5%다. 이 확률은 이달 1일만 해도 22%였는데 지난 5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증시가 폭락한 ‘블랙먼데이’ 직후 85%까지 치솟았다. 일본은행의 기습 금리 인상으로 빚어진 엔화 강세와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된 탓이었다.일각에선 Fed가 더 일찍 금리 인하에 나섰어야 했다는 ‘실기론’을 들고나왔다. 9월 정례회의 전에 긴급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자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미국의 고용 상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다.

이날 발표된 3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는 23만3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7000명 감소했다. 1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소 폭이다. 지표 발표 이후 노동시장의 냉각 우려가 완화되고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캐시 보스트얀치크 네이션와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나온 경제지표는 긴급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지 않다”며 “그런 주장은 시장을 새로운 공황 상태로 몰고 갈 뿐”이라고 말했다. 다이앤 재피 TCW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배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다”며 “Fed는 성급해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 인사도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프리 슈밋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는 캔자스은행가협회 연례회의에서 “(물가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Fed 정책 기조가 “그렇게 긴축적이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려면 노동시장이 더욱 냉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