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2.3만개 만든 허드슨야드의 비결

개발권 거래로 용적률 최대 3200%
미국 뉴욕 맨해튼 허드슨강가 30번가와 34번가 사이에 있는 허드슨야드는 지난 1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명품 매장이 들어선 복합쇼핑몰과 복합문화공간 ‘더 셰드’, 벌집 모양의 독특한 건축물 ‘베슬’ 등을 방문하는 사람으로 대기 줄이 꼬리를 물었다. 이곳 오피스 공간에 일하는 직원만 5만 명이 넘어 상권엔 늘 활기가 돈다.

허드슨야드는 제조업체가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뉴욕시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허드슨야드는 2000년대 초 뉴욕에 본사를 둔 릴레이티드컴퍼니스와 캐나다 토론토 기업인 옥스퍼드프로퍼티스그룹 등 글로벌 부동산 개발 회사가 기획하고 뉴욕시가 세제 및 건축 규제 완화 등으로 측면 지원해 개발됐다. 2019년 1단계 프로젝트가 완공될 때까지 건설 개발을 통한 일자리만 약 2만3000개 창출됐다. 이후 글로벌 기업 100여 곳이 허드슨야드 내 업무 공간에 입주해 5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하루 3만 명 수준인 덕에 주변 상권도 활발하다. 허드슨야드에서 동쪽 이스트리버까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코리아타운 등이 나란히 있어 주변을 중심으로 쇼핑몰, 식당 등이 즐비하다.

허드슨야드 안 쇼핑몰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유행하는 알로, 룰루레몬 등 브랜드가 입점해 이곳에서 쇼핑을 즐기고, 더 셰드에서 전시회나 공연을 보는 것이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많은 기업이 입주하고 쇼핑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뉴욕시가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용적률 거래제’가 대표적이다. 기본 용적률은 1000% 안팎이지만 개발권 이양, 현금 기부 등으로 추가 용적률을 허용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용적률이 최대 3200%에 이른다. 일반 서울 상업지역 용적률인 800%의 네 배에 달한다. 허드슨야드에 마천루가 형성되며 입주 기업이 늘고, 고용 창출 효과가 커진 것이다.

뉴욕시는 민간 사업자가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투자이민(EB-5) 제도의 조건도 완화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