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안전기술' 미드니켈 양산 서두른다

K배터리 3사, 이르면 내년 계획
성능은 유지하면서 안전성 확보
셀 열전이 막는 제어방식도 개발
배터리셀업계는 화재를 막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온 삼성SDI도 조기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고전압 미드니켈 기술로 효율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소재지만, 열이 빠르게 올라가는 게 단점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열이 빠르게 발생하는 소재의 특성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 함유량을 최대한 끌어올린 삼원계 하이니켈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왔다.최근엔 니켈 비중을 낮추면서도 에너지 밀도는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80~90%인 하이니켈 배터리의 니켈 함량을 50~60%로 낮추고 그 대신 망간 함량을 높이는 식이다.

니켈 등으로 이뤄진 양극재가 음극재와 만나면서 열이 발생하는 만큼 그 사이에 있는 분리막의 강도를 높이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리막을 세라믹으로 코팅해 훼손을 막는 기술을,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아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는 Z폴딩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발생한 열을 관리하는 열 배출 기술도 차세대 분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출시되는 4680원통형 배터리에 ‘디렉셔널 벤팅’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SK온과 삼성SDI도 자체적으로 가스 배출 장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열 전이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 또한 치열하다. 전기차에는 배터리셀이 수백 개 들어간다. 하나의 배터리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에 전이되면 열폭주가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단열 효과가 있는 절연재를 물리적으로 셀에 장착하거나 쿨링 시스템을 넣은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셀 내부에 화재 억제제를 넣는 기술도 열폭주 제어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