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부터 뮤지컬까지… 20세기 초 '클래식 격변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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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르떼필 '더 클래식 2024'전세계가 격변에 휩싸였던 20세기 초, 서양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시도와 파격이 이어졌다. 이러한 전후시대 '음악 격변기'를 체감할 수 있는 무대를 서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더 클래식 2024' 공연에서다.
14일 예당서 7번째 공연 열려
지휘자 최수열·협연자 신창용
20세기 초 작품으로 음악계 격변기 보여준다
지휘자 최수열이 이끄는 이번 공연은 대중에게 '랩소디 인 블루'로 친숙한 조지 거슈윈과 모리스 라벨, 레너드 번스타인 등 20세기 초중반 음악으로 채웠다. 첫 곡은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거슈윈이 당시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방문해 얻은 영감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거슈윈이 즐겨 활용했던 재즈의 요소가 녹아있어 '재즈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곡에는 이방인의 시선에서 본 파리에 대한 분위기와 동경이 담겨있다. 당시 거슈윈은 실제 파리에서 녹음해온 택시 경적 소리를 연주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지휘를 맡은 최수열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거쳐 부산시향 예술감독으로 약 6년간 활동했으며 특히 참신한 프로그램 기획력과 현대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로 유명하다. 윤이상 진은숙 김택수 신동훈 등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왔으며 2019년부터 아트센터인천의 대표 프로그램인 ‘토요스테이지’, 2023년부터 예술의전당 기획의 현대음악시리즈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 등을 이끌고 있다.거슈윈 작품에 이어 연주할 곡은 거슈윈이 동경했던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다. 당시 새로운 예술을 빠르게 흡수했던 파리에는 미국 아프로-아메리칸 음악인 재즈가 유행했다. 그런 이유에서 라벨 역시 재즈의 영향을 받았고, 이 작품은 특히 그러한 색채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협연은 국내외로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맡는다. 그는 2018년 미국 최고 권위로 인정받는 지나 바아쿠어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으며 서울국제음악콩쿠르,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커티스 음악원과 줄리어드 음대를 거쳐 뉴잉글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중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교향적 무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0년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이다. 작곡가이자 지휘자, 그리고 피아니스트였던 번스타인이 이 뮤지컬 음악을 맡았고, 교향적 무곡은 이 뮤지컬 음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속 노래들이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스윙재즈, 맘보, 라틴음악,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꽃다발처럼 들어있는 작품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