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안 되면 외국기업이라도"…미래 먹거리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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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형 반도체 육성 5개년 계획' 추진"국내 기업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포함해서 해외에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전남TP, 글로벌 파운드리 유치 등 주력
재생에너지 앞세워 주요 기업 투자 유도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남형 반도체 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추진된다. 광주·전남 지역은 앞서 정부가 진행한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 과정에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에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 등을 포함한 독자적 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남형 반도체 육성 계획' 시동…"전체적 전략 수립"
전남테크노파크(전남TP)는 '전남형 반도체 산업 육성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육성 계획이 정부의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지만 독자적 '전남형 반도체 산업 육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 전남TP 관계자는 "전남형 반도체 산업 육성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전체적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광주광역시와 전남도는 앞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경기 용인·평택 지역에 밀려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서 제외됐다. 이들 지자체는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에 도전할 방침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선 최근 '클러스터 국가대항전' 형태로 글로벌 경쟁이 전개되는 추세다. 대만은 TSMC 신주과학단지와 주변 지역을 묶어 '대(大)실리콘밸리'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일본은 구마모토현을 반도체 산업 재건 클러스터로 조성 중으로 TSMC 투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도 마련했다. 미국은 '전 국토의 클러스터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과학법을 앞세워 보조금 390억달러, 세액공제 25% 등의 파격 지원 방안을 내세웠다.
이에 우리 정부는 용인·평택 등 경기 남부를 세계 최대 규모의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추진 중이다.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던 광주·전남 지역 입장에선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
전남 영광 출신인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비례)은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첫 업무보고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광주·전남 분할 이전 검토 등을 요구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하루 뒤인 같은 달 30일 당 의원총회에서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광주·전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을 분산 배치하는 것을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유치 전략도 포함
전남TP는 전남형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해 전남 지역의 반도체 산업 성장 잠재력을 활용할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육성 계획 수립 과정에선 국내외 반도체 산업 동향 분석, 전남 반도체 산업 여건·실태조사 등이 먼저 진행된다. 이어 전남 반도체 산업의 강점과 약점을 토대로 중장기 육성 전략·정책 방향·추진과제 등을 도출한다.세부계획으로는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조성 전략 △미래(극한)에너지반도체·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등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유치 전략도 수립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파운드리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미 경기 남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47년까지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360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도 2045년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12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주·전남 지역엔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규모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전남TP는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RE100'를 앞세워 기업 유치를 끌어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육성 계획엔 전남 내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을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는 방안이 담기게 된다. 육성 계획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개년으로 수립된다. 이르면 올 연말, 늦으면 연초에 완성될 전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