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권 "협회, 한 선수만 못 맞춰준다…안세영 억울했을 수도" [2024 파리올림픽]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 입장과 협회 입장이 모두 틀리지 않다. 각자 시선에 따라 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사안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하태권 해설위원이 최근 논란이 된 안세영 작심발언에 대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누구의 의견에 더 힘을 실어주느냐의 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하 위원은 1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난 협회 관계자도 아니고 안세영의 측근도 아닌 제3자 입장"이라며 "양쪽 입장이 다 이해돼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아무래도 협회는 규정 안에서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전체적인 시선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협회는 이 종목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개인이 아닌 전체 선수 관리를 위해 규정과 규칙을 만들어놨을 것" 이라며 "협회가 그 규칙을 어기고 특정 선수에게 불이익을 줬다면 협회의 문제이고, 선수가 불만을 가질만하더라도 협회가 기존 규칙대로 운영했다면 선수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회가 한 선수에게만 맞춰줄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양측의 주장에서 그 점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하 위원은 "안세영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했을 수 있다. 주변 배드민턴 관계자와 선수들 그리고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선수가 오죽 힘들면 참다 참다 금메달을 딴 순간에 그 이야기를 했겠느냐는 의견도 많다"며 "운동을 하다 보면 햇빛과 그늘이 있기 마련인데, 그늘에 대해 힘든 게 많았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시상식 직후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불만을 밝히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부터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적 의혹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고 어느 한쪽에 편향됨 없이 공정함을 원칙으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현재 논란과 관련해 하 위원은 "지금 많은 축하를 받아야 하는 시간인데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점이 배드민턴인으로서 참 안타깝다"며 "아픈 시간이지만 더 도약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삼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