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래픽, K교통 시스템으로 세계 홀렸다
입력
수정
지면A14
기업탐방미국 수도 워싱턴DC는 몇 년 전까지 지하철 부정승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표를 사지 않고 개찰구를 뛰어넘거나 문을 밀고 들어가는 식의 무임승차가 만연했다. 이랬던 워싱턴DC가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국내 중소기업이 현지에 교통시스템을 설치한 뒤 이런 문제가 거의 해소됐다. 워싱턴DC 98개 전철역에 유리보다 200배 강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문을 150㎝ 높이로 올려 부정승차를 예방했다.
워싱턴DC 지하철 시스템 구축
부정승차 문제 단번에 해결
동남아·중남미 도로 사업 성과
문찬종 대표 "나스닥 상장 도전"
에스트래픽이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은 건 미국에서 벌인 대형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다. 미국 사업을 수주한 데는 서울 지하철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실적이 한몫했다. 문 대표는 “서울 지하철 275개 역 내 교통카드 시스템과 게이트 구축을 13개월 만에 마쳤는데 워싱턴DC 지하철역은 98개여서 서울보다 덜 복잡한 편”이라며 “고객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한국식의 빠른 납기로 대응하다 보니 미국 현지에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성과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1471억원, 영업이익은 77% 뛴 173억원을 거뒀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기술력이다. 연구개발(R&D)에 매진한 덕에 최근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비접촉식 대중교통 결제 방식인 ‘태그리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용객이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놓은 채로 개찰구를 지나가면 결제되는 방식이다.‘오픈 페이먼트’라는 신산업 개척에도 나섰다. 오픈 페이먼트는 전 세계 어디서든 단일 결제 수단으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문 대표는 “우리 회사가 비자(VISA) 파트너로 등록돼 있는데 우리가 개찰구 단말기를 공급하는 곳 어디든 비자카드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선 도로 교통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문 대표는 “달리는 차 번호판을 인식해 요금을 징수할 수 있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글로벌 성과를 토대로 단기적으로는 매출 4000억원대에 진입하고 중장기적으로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남=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