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나르고 기계가 포장…이케아 기흥점 '물류 DX 혁신'

전세계 세번째로 풀필먼트 구축
10년내 600억 비용절감 효과
내년 광명점에도 추가도입 예정
이케아 기흥점 풀필먼트센터의 자동 포장 기계가 온라인 배송 상품을 3차원(3D) 스캐너로 스캔한 뒤 딱 맞는 크기로 골판지를 잘라 박스 포장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제공
이케아코리아가 용인 기흥점에 자동화 풀필먼트(통합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 중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점, 일본 도쿄베이점에 이어 세 번째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직원이 일일이 물건을 찾아 포장하던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뒤바꿨다. 169억원(기흥점 기준)을 투자한 이 시스템이 국내 매장으로 확대 적용되며 10년 내 6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지난 8일 방문한 이케아 기흥점 물류 창고 내 1000㎡(약 400평) 규모의 자동화 시스템은 자동화 물류 창고와 포장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었다. 창고는 무선 제어 로봇 26대가 돌아다니는 16층의 모듈형 창고로, 상품을 보관하는 통(빈) 1만3699개가 보관된다. 컨테이너로 입고된 제품 중 온라인 주문이 잦은 물건을 가까운 곳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해당 물건의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이 PC에 이를 입력하고 로봇이 창고에서 물건을 자동으로 꺼내온다. 다음달 1일부터 정식 도입되는 이 시스템은 주방용품, 패브릭, 인형, 화분 등 액세서리류 4000여 종에 먼저 도입된다. 추후 소형 가구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가장 효율성을 높인 건 포장이다. 인형, 꽃병 등 물건의 모양과 부피가 제각각이어도 3차원(3D) 스캐너가 이를 스캔해 딱 맞는 크기로 골판지를 잘라 박스 형태로 만든다. 기계가 박스를 포장하고 종이 테이프까지 붙여준다. 스캔부터 포장까지 10초가량 걸린다. 기흥점에서는 시간당 300개 박스를 포장할 수 있다. 현재 하루에 1600건의 택배를 처리할 수 있는데 향후 약 2000건까지 배송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이케아코리아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온라인 배송의 빠른 증가율 때문이다. 2020년 18%이던 배송 비중은 2022년 35%, 지난해 39%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매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찾아 카트에 담아 결제하는 ‘캐시앤드캐리’ 비중과 배송 비중이 50 대 50이 될 것으로 이케아는 전망하고 있다.기흥점을 시작으로 이르면 내년 광명점에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수엣 완 이케아코리아 풀필먼트 매니저는 “10년 뒤에는 한국 전 매장에서 4000만유로(약 6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용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