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꺼지자 단상 위로 우르르…끝까지 삐걱거린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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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피닉스' 공연 앞두고대회 기간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던 2024 파리올림픽은 마지막 일정인 폐회식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남겼다.
선수들, 무대 위로 무더기 난입
개막부터 폐막식까지 진행 미흡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북부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은 올림픽이 잊힌 미래에서 온 탐험가가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발자취를 더듬어 올림픽의 흔적을 찾는 공연으로 꾸며졌다.문제의 장면은 프랑스 록밴드 피닉스의 공연을 앞두고 나왔다.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질 때 전 세계 선수들이 환호성과 함께 단상 쪽으로 뛰어갔다. 일부 선수는 단상 위로 올라갔다. 조명을 끈 경기장에서 수많은 선수가 뒤엉키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선수 여러분, 단상에서 내려가 주세요”라는 안내 방송이 두 차례 나온 뒤 상황이 정리됐다. 행사 식순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데다 통제 인원도 없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파리올림픽은 기존의 틀을 깬 시도로 찬사를 받았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야외 개회식을 하고 에펠탑, 그랑팔레 등 세계적 명소를 경기장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대회 개회식 때부터 이어진 실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적을 북한으로 소개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오륜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여장 남자(드래그퀸)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해 종교계 반발을 사기도 했다.‘친환경 올림픽’ 콘셉트는 선수들의 반발을 불렀다. 선수촌의 채식 위주 식단과 에어컨 없는 셔틀버스는 대회 내내 논란이 됐다. 트라이애슬론 등이 열린 센강의 수질 오염 문제로 일부 선수가 경기를 포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