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서 안 갈래요"…30대 직장인 휴가 미루더니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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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벼르는 '늦캉스족' 잡아라"올해 여름휴가 시즌엔 날씨가 너무 덥겠다 싶어 아예 휴가를 뒤로 미뤘어요."
역대급 폭염에 늦캉스 수요 늘어
여행업계, 늦캉스 수요잡기 나서
다음달 추석 연휴에 맞춰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30대 직장인 윤모 씨는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난다. 그렇다고 실내에서만 휴가를 보내기엔 아쉬울 것 같아 미루다 보니 추석 연휴까지 넘어갔다"며 "(추석 연휴에) 연차까지 더하면 열흘 넘게 쉴 수 있어 아예 멀리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여행업계가 여름 성수기에 이어 늦은 휴가(늦캉스) 여행객 맞이로 분주하다. 전통적 성수기(7월 말~8월 초)를 피해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이틀만 휴가를 쓰면 최대 9일간 쉴 수 있는 추석 연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늦은 휴가를 계획 중인 이들을 위한 프로모션에 발벗고 나섰다. 앞서 한국광고주협회가 국내 기업 204곳 직원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8월 중순(26%)부터 8월 말(30%)에 여름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여행계획이 없다고 답한 직장인들은 "더위를 피해 나중에 휴가 갈 예정"이라는 응답(13.3%)이 상당수였다.
여행업계는 늦은 휴가(늦캉스) 수요가 추석 연휴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황금연휴 기간 비교적 길게 쉴 수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올 여름엔 폭염으로 여름휴가를 포기했던 여행객 수요까지 몰릴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짧았던 설 연휴 전국 공항 이용객 수가 약 200만명을 넘어섰다는 점도 추석 연휴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높였다.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2월8~12일) 닷새간 전국 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209만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9만3000여명이 국내선을, 120만여명이 국제선을 이용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였던 2020년 설 연휴 닷새간(218만8000여명)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늦캉스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추석 연휴는 주말까지 붙여서 다음달 14~18일 닷새간. 19~20일 이틀 연차를 사용하면 그 다음 주말까지 최장 9일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여행업계는 비행시간이 5시간 이상인 장거리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모객 경쟁에 나섰다.
노랑풍선은 최대 40만원 할인 혜택을 담은 '해피 추캉스 위크(WEEK)'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모여서 예약하면 할인, 추캉스 연휴 출발 확정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회사 측 추천은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등의 주요 관광지를 경험할 수 있는 '미국 서부 10일' 상품과 100% 출발 확정으로 취소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일본 오사카 3일' 상품이다.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인기 여행지 상품을 최대 30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예약은 세이프(SAFE) 가격은 세이브(SAVE)' 기획전을 출시했다. 여름철을 맞아 선호도가 높은 몽골 패키지를 비롯해 장자제, 백두산, 태항산 패키지는 각각 최대 7% 할인이 적용된다. 유럽 패키지는 최대 30만원 할인, 괌과 사이판 상품은 5만 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늦은 휴가를 계획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이번 할인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항공업계도 추석 연휴 특수 기간 항공편 증편으로 수요 대응에 나섰다. 진에어는 추석 연휴가 포함된 다음달 13일부터 19일까지 인천과 부산발 국제선 항공편을 총 37편 증편했다. 나트랑, 타이베이 등 인기 여행지 노선은 하루 1편에서 2편으로 늘렸다.
이스타항공은 같은 기간 타이베이(16편), 다낭(14편) 등 총 30편을 추가 편성했다. 해당 기간 두 노선의 공급석은 기존 5292석에서 1만962석까지 2배 이상 확대된다.아시아나항공은 여름 성수기부터 9월 30일까지 국제선 22개 노선에서 항공편을 주 82회 늘린다. 앞서 인천발 뉴욕, 로마, 베네치아, 오사카 등은 증편 운항을 시작했고,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다음달 1일부터 주 3회에서 4회로 운항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성수기로 여겨지는 7말8초를 피해 9월에도 여행을 떠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 추석에는 이처럼 늦게 여행을 떠나는 이들과 이미 한 차례 휴가를 다녀온 여행객도 추가 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 항공업계가 다양한 할인 혜택을 담아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