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글 쓰는 시대, 누구보다 잘 쓰고 싶을 때 볼만한 책들 [서평]
입력
수정
어른을 위한 말 지식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다. 소셜 미디어, 블로그, 메신저 같은 뉴미디어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쓴 엄청난 양의 글이 넘친다. 그만큼 우리말을 쉽게 쓰고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쉽게 틀리기도 한다. ‘심심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사흘’을 ‘4일’로 잘못 이해했다는 일도 벌어진다.
노경아 지음
라이프앤페이지
292쪽
1만8500원
이런 제목 어때요?
최은경 지음
루아크
232쪽
1만7000원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전하는 책이다. 신문사에서 29년째 교열기자로 일하고 있는 노경아 한국일보 교열팀장은 맞춤법 등 ‘법’ 중심의 딱딱한 글이 아닌, 살아가는 이야기에 우리말을 담아 편안하게 익힐 수 있게 돕는다. ‘애끊다-애끓다’, ‘매다-메다’, ‘난이도-난도’처럼 늘 쓰는 말인데 헷갈리는 단어들의 차이를 생활 속 이야기로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 ‘운동화 끈은 매고, 배낭은 메라’, ‘우표 붙은 편지를 부쳐라’, ‘마을 졸인 날에 갈치조림’ 등 발음이 같아 잘못 쓰기 쉬운 말들을 쉽게 구분하는 법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말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품위 있는 우리말 사용법도 알려준다. 장애인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통용되었던 ‘장애우’가 잘못된 이유는 초등학생이 장애를 가진 80대 어르신에게 “친구야”라고 부르는 예의에 어긋난 말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벙어리장갑’도 언어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라 쓰지 말아야 한다. 차장, 부장, 국장 같은 지위는 자체가 호칭이자 존칭이기 때문에 ‘님’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인다.글을 올바르고 편안하게 잘 썼으면 수많은 글 속에서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글쓰기 플랫폼에 글을 썼다면 많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을 잘 달아야 한다. <이런 제목 어때요?>는 독자를 사로잡는 제목을 만드는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다. 온라인 매체 오마이뉴스에서 22년째 편집기자로 일하고 있는 최은경 기자는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좋은 제목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지점을 설명한다. 제목은 짧을수록 좋고, 궁금함을 건드리며, 독자의 마음에 닿아야 한다. 이런 좋은 제목을 만드는 특별한 방법은 없고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야 한다.
저자는 ‘수능 시험을 보지 않는 청소년들이 있고, 수능 날 저녁 대학 비진학자 모임이 열린다’는 글의 제목을 뽑는 과정을 보여준다. ‘16일 수능 보는 청소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능 날 저녁 홍대, 수험권 없는 이들이 모이는 이유’, ‘온 국민의 수능 응원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등 여러 제목을 뽑지만 딱 와닿지 않는다. 결국 ‘매년 수능 날이면 온 국민이 빠지는 착각’이란 제목으로 괜찮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저자는 제목에서 약간의 과장은 시선을 끌고 독자에게 흥미와 재미를 주지만 정도를 넘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