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거주 공간과 돌봄의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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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지난 5월 국토연구원에서 ‘지역사회 계속거주’ 개념을 소개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거주(AIP·Aging In Place),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다.
AIP란 고령자가 스스로 선택한 거주지에서 기존의 익숙한 관계를 유지하며 나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연구원 실태 조사 결과, 60대 이상 고령자 10명 중 8명 이상(85.5%)은 현재 사는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AIP 요구가 높기는 하지만 ‘건강-노쇠-요양’의 사이클을 고려할 때 어느 순간 AIP를 실현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일정부분 돌봄이 필요한 노쇠한 고령자의 삶을 AIP 관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재가복지 서비스다. 재가복지 서비스는 자택으로 전문인력이 방문하는 방문요양·간호·목욕서비스가 있고, 고령자가 직접 시설로 왕래하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야간 보호(데이케어) 서비스가 있다.
시니어 토털 라이프케어 회사를 운영하며 ‘케어 비즈니스’를 준비하다 보니 다양한 관점이 생긴다. 노인복지주택, 요양원 등 ‘시설’ 중심 사업도 있지만, AIP를 실천하기 위한 데이케어센터도 포함돼 있다. 데이케어센터를 준비하다 보니 실버타운, 요양원 같은 ‘시설 내 서비스’와 달리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부모님의 시설 입소를 상담하는 보호자들을 만나 보면, 집에서 모시고 싶어도 모두 출근하고 없는 낮에 돌봄이 어렵거나 또는 ‘노노(老老) 케어’의 부담 탓에 어쩔 수 없이 시설을 선택하는 사례가 꽤 많이 있다.
이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는 서비스가 데이케어센터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시니어 특화 공간에서 돌봄 전문인력의 생활 지원, 건강 관리, 식사 서비스를 받으며 안전하게 고령자들을 모실 수 있다. 이는 고령자들이 좀 더 오래 가족 안에서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어 돌봄문제로 인한 가정의 해체를 막을 수 있다.데이케어센터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사회적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매일같이 친구들을 만나 사회활동을 하는 것처럼 데이케어센터에서는 고령의 시니어들이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고립감을 해소해 정신적,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데이케어센터는 인지기능 유지 및 신체적 활동 지원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자의 잔존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치매와 같은 인지 장애 진행을 늦추기 위해선 인지 치료, 만성질환 관리, 신체 활동, 정서적 교류, 식사 등 다양한 분야의 통합 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자 개인의 살아온 삶과 환경, 성향을 존중하고 각각에 맞는 개별 맞춤형 통합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