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일본' 직접 언급 없이 극일 자신감 더 크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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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일본 견인할 때 진짜 극일"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북한 정권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해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라고 묘사한 것과 대비된다.
가짜뉴스 경계에도 분량 할애
"자유 사회 교란시키는 흉기"
50주기 맞은 육영수 묘역 참배도
다만 윤 대통령은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자유 가치를 기반으로 꾸준히 경제 성장을 해오며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며 “한·일 관계를 지적하지 않았지만 한·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만큼, 굳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극일’에 대한 자신감을 더 크게 드러낼 수 있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사에 대해 당당하게 지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지만, 우리가 더 크게 되고 더 큰 미래를 바라보며 일본과 협력을 견인해 나갈 때 그것이 진정한 극일”이라고 덧붙였다.
경축사 가운데 국내를 겨냥한 ‘가짜뉴스’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자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가짜뉴스 문제를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하는 무서운 흉기”라며 “지금 가짜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사업이 됐고,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해 유통하면서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하는 반자유세력, 반통일세력”이라며 “우리 사회에 자유의 가치가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고, 검은 세력의 거짓 선동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이날 경축식에서는 파리올림픽 양궁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 선수가 맹세문을 낭독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직접 포상했다.
경축식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서거 50주기를 맞은 육영수 여사의 묘소도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유족인 박지만 EG 회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헌화 및 분향했다. 다른 유족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지난 14일 통화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묻고 “서울에 올라오실 때 관저에 오셔서 식사하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