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코러스 연극의 정석, 국립극단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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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벤트]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의 '2024 기획초청 Pick크닉'에 선정된 작품 중 하나인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진주 작, 김희영 연출)이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 여름 처음 선보인 '기획초청 Pick크닉'은 국립극단이 민간 극단과 상생하고 더 많은 관객들에게 뛰어난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우수작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사업이다. 그 첫 시작으로는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가 선정됐다.
아르떼 우측 상단 '이벤트' 페이지에서 참여 바랍니다.
▶▶▶ [관련글] K-드라마 원조 김말봉이 온다...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최우수연기상의 4관왕을 거머쥐며 제8회 이집트 샬름엘셰이크 국제청년연극제 대상과 연기상 수상, 제12회 루마니아 바벨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그 우수성을 입증한 작품이다.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으로 선정돼 2019년 초연했던 공연은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공연예술 유통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은 극작가 진주가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 배소고지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 생존자 200여 명의 구술기록을 토대로 창작한 작품이다. 특히 역사의 전면에서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로 전쟁을 복기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쟁 극들과 차별화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미술과 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연기 역시 극을 든든히 받치는 한 축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아직 끝나지 않는 전쟁’을 보여주는 작품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던 그 시절의 삶과 선택을 3명의 여성 주인공과 코러스 앙상블로 풀어낸다. 생존을 위해 가해자, 방관자, 공모자, 피해자로 자리바꿈하며 살아야 했던 혼돈의 시대를 섬세한 감각과 절제된 무대 디자인으로 풀어낸 작품은 2023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무대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은 ‘코러스 연극’의 정석으로 불린다. 한마을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뜻하지 않는 비극으로 한순간 등을 돌려야만 했던, 생존이 전부였던,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할을 동시에 소화하는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역 배우의 대한민국연극제 연기상 수상과 더불어 최우수연기상을 유례없이 코러스 전원이 공동 수상하면서 무대 위의 모두가 관객의 눈과 마음에 가닿는, 잘 만든 코러스 연극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환희 물집 화상>,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등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무대 언어로 서술하고 입체적인 여성상을 그려온 김희영이 연출을 맡았다. 황세원, 임정은, 서미영, 임다은, 김승환, 윤일식, 김솔빈, 김동하, 오준석, 김윤서, 조희윤, 안선하, 박지수가 출연해 담담하다가도 절절히 끓는 감정 연기로 관객의 마음에 깊이 감동의 흔적을 남기는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 이야기를 창작진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9월 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작가 진주, 연출 김희영, 배우 황세원, 임정은, 서미영, 김승환 등이 참석하고 평론가 엄현희가 진행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국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