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 유전자치료제 기반 항암 후보물질 병용임상 美FDA 승인

RZ001+티쎈트릭+아바스틴
간세포암 환자 대상 임상 1b/2a상 승인
유전자치료제 기반 항암제 개발사 알지노믹스가 자사 후보물질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미국 임상에 나선다.

알지노믹스는 항암제 후보물질 ‘RZ-001’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임상 1b/2a상 계획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간세포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약 50명을 대상으로 1차 표준치료제(티쎈트릭+아바스틴)와 함께 RZ-001을 병용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함께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RZ-001은 알지노믹스가 보유한 리보핵산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개발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리보핵산(RNA) 효소를 전달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텔로머레이즈(hTERT) RNA를 표적한다.

정상세포는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고, 얼마 남지 않게 되면 스스로 ‘늙었다’고 인식해 더 이상 분열을 하지 않고 사멸된다. 그런데 암세포에서는 줄어드는 텔로미어 길이를 다시 늘리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즈가 과활성돼 텔로미어가 계속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암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계속 분열하게 되는 원인으로 꼽힌다.RZ-001은 암세포가 된 간세포의 hTERT RNA를 제거해 텔로머레이즈가 발현되지 않도록 한다. 텔로미어가 정상적으로 짧아지도록 만들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또 잘라낸 hTERT 자리에 HSV 유래 유전자(HSV-TK)가 발현되도록 했다. RZ-001과 함께 투약하는 항바이러스제(발간시클로버)는 이 유전자에 반응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암세포의 무한 증식을 일으키는 텔로머레이즈 유전자를 제거하고, 바이러스 유래 유전자를 집어넣어 항바이러스제가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하는 이중 기전이다.

이번에 FDA에서 승인받은 임상은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티쎈트릭+아바스틴과 조합을 했다. 기존 치료법 대비 차별화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경우 1차 치료제라는 가장 큰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알지노믹스는 이번 임상시험을 국내외 대형제약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임상약 중 아테졸리주맙은 로슈로부터, 베바시주맙은 셀트리온으로부터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RZ-001 임상개발에 많은 연구자와 기관들이 협력해 주시는 만큼 혁신적 항암제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알지노믹스의 'RZ-001'의 작용기전.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 hTERT 유전자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HSV(Herpes simplex virus) 유래 유전자(HSV-TK)를 집어넣는다. 새로 집어넣은 HSV-TK 유전자는 항바이러스제(발간시클로버)가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유도한다. 알지노믹스 제공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