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가 뭐냐" 말 많던 위장막 전기차…드디어 베일 벗는다

현대차 대형 3열 전기 SUV 출시 기대감
콘셉트카 세븐(7) 양산 임박 예측
"LA오토쇼 첫 공개 예정" 전망도
세븐 콘셉트카/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가칭)가 올해 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아이오닉5·6과 나란히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던 콘셉트카 세븐(7)의 양산형으로, 같은 차급인 기아 EV9에 이어 플래그십 전기 SUV로 인기를 끌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오토쇼에서 아이오닉9를 공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양산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9의 시험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아이오닉9의 하반기 출시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이 최근 2025년형 라인업 변경 사항을 공개하면서 더욱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이 공개한 라인업 중 '아이오닉 3열 전기 SUV'가 있었기 때문. 현대차 측이 공식적으로 연내 출시를 공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오닉9는 콘셉트카 세븐으로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7월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되고, 같은 해 카타르 월드컵 메인 캠페인 홍보 영상에 아이오닉5, 6을 옆에 나란히 나타나며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현대차가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의 제원 정보를 보면 휠베이스는 3200㎜가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5·6에 이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사용한 세 번째 전기차다. 콘셉트카 세븐의 사진을 보면, 평평한 바닥으로 이뤄진 실내 공간이 눈에 띈다. 세븐이라는 이름 때문에 당시 차명이 '아이오닉7'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최근 대형 SUV이기 때문에 7이 아닌, 9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미 시장 진격할까...기대감 커져

전기차 수요 정체 상황에서 현대차가 아이오닉9를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북미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1~7월 미국에서 전년 대비 18.1% 성장한 3만767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기차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국내와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특히 아이오닉9의 같은 차급인 기아 EV9이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EV9은 올해 1~7월 미국에서 1만1486대가 판매돼 기아 전기차 판매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EV9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전년 대비 46.4% 감소한 1386대를 판매한 것과 대조된다.이 때문에 현대차가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아이오닉9를 생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V9과 같이 대형 전기 SUV 수요가 가장 많은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현지 상품 경쟁력이 더 높아진다.

더욱이 국내에서도 EV9에 이어 아이오닉9를 출시하며 현대차 또한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현재 국내 준대형 순수 전기 SUV로는 국산차 EV9을 포함해 벤츠 마이바흐 EQS SUV, EQS SUV, BMW iX, 아우디 Q8 e-트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안전이 강조되면서 프리미엄급 전기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어필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