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영업 잘한 줄 알았는데…고유가·고환율에 눈물

산업 리포트

엔데믹으로 여행수요 급증
아시아나 2분기 최대 매출 냈지만
영업손실 312억원 '적자 전환'

항공유 가격 7% 오르고
환율도 1년 전보다 60원 상승
하반기 운항 효율화가 관건
매출이 늘고 있는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쓴웃음을 짓고 있다. 상장한 6개 항공사 가운데 절반(3개)이 2분기 적자를 냈다. 항공사들은 엔데믹 이후 급증하는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렸는데, 고유가와 고환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6개 상장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조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다.개별 매출도 좋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4% 뛴 4조237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1조7355억원의 매출로 역대 2분기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저비용항공사(LCC) ‘맏형’인 제주항공은 전년 동기보다 15.7% 늘어난 4279억의 매출을 냈으며,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다른 LCC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사는 잘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세 곳은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전년과 비교해 모두 수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진에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9억원에 불과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항공사는 유류비로 총영업비의 3할가량을 쓸 정도로 지출이 크다. 그런데 항공유 가격이 뛰었다. 국내 항공사들이 쓰는 싱가포르항공유(MOPS)는 2분기 평균 가격이 배럴당 102달러로 1년 전(95달러)보다 7.4% 올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분기(81달러)와 비교하면 25.9% 급등했다. 항공유와 정비비 등은 달러로 결제하는데,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371원으로 1년 전보다 약 60원, 2019년 2분기에 비해선 200원 안팎 상승했다.마지막으로 여행 수요 급증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린 것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한 제주항공은 올 들어 2대의 항공기를 신규 구매했고,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는 티웨이항공도 6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쟁이 심해지자 항공사들은 대규모 할인 등 프로모션에 경쟁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여객 수요가 완만하게 늘어나겠지만 환율 변동 및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사의 수익성은 어떻게 운항 효율성을 높이고 전략적 노선 운용을 짜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