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이야기 들을 것"…진상조사위, 첫 회의 후 입장 내놨다

협회 진상조사위, 다음 회의서 안세영 면담
"안세영 이야기 듣는 것 문제 해결의 핵심"
"선수 처우 제도 개선 필요성 추가로 검토"
2024 파리올림픽 단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자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가 다음 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22·삼성생명)과 면담한다.

협회는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진상조사위 1차 회의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협회는 "오는 18일 일본 오픈과 인도네시아 국제 챌린지로 인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출국이 예정돼있기 때문에 위원회는 출국하기 전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이날 회의에는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52)과 이경원, 성지현 코치가 출석했다. 김 감독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안세영 선수와의 불화에 대한 얘기도 많다'는 언급에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위원회에서) 질문하신 것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렸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대표팀 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그에 대해서도 제 의견을 다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김학균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진행된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원회는 대표팀 내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선후배 관행 등을 두루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4시간 동안 진행된 1차 회의에서는 위원회의 전반적인 목적과 조사의 범위를 설정했다"면서 "각종 의혹에 대해 대표팀 지도자와 트레이너를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부연했다.이어 "안세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차기 회의 때는 안세영 선수를 포함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수 처우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비공개에 부친 위원회 외부 인사 3명에 대해선 "기존 협회의 어떤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작심 발언 후 침묵을 지키던 안세영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길 바란다"면서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안세영은 또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