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가 들었나…GKL 등 外人 카지노 승률 비상

많이 잃어준 파라다이스·GKL ‘어닝쇼크’
많이 딴 강원랜드 ‘어닝 서프라이즈’
홀드율에 실적 갈렸다
“규제 풀어 홀드율 낮춰야” 주장도
GKL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은 지난달 홀드율이 6%대까지 하락했다. GKL 홈페이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운영사인 GKL은 지난 2분기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50억원을 웃돌 것이란 증권가 기대치에 못미친 ‘어닝 쇼크’였다. 영업에 문제는 없었다. 올 상반기 입장객은 약 44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8%나 껑충 뛰었다. 카지노 게임을 위해 칩을 구매한 금액인 드롭액도 약 16% 증가한 1조8570억원에 달했다.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는 정반대였다. 방문객수, 드롭액 등 외형적 지표가 각각 5% 가량 줄었는데도 ‘깜짝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했던 710억원 가량보다 많은 734억원에 달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카지노의 승률, ‘홀드율’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GKL 7月 홀드율 6%대까지 하락

18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GKL의 올 2분기 홀드율은 10.5%로 전년 동기의 12%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엔 홀드율이 6.3%를 기록, 역대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

홀드율은 카지노가 게임에서 승리해 회수한 비율을 뜻한다. 홀드율이 10%란 것은 손님이 100만원을 칩으로 교환했을 때 카지노에 10만원을 잃고, 나머지 90만원만 가져갔다는 의미다. 홀드율이 높을 수록 카지노가 벌어 들인 돈은 많아진다.

외국인 카지노는 13%, 내국인 카지노는 20%가 통상적인 홀드율로 알려지고 있다. GKL이 2분기 기록한 10% 초반대 홀드율은 이례적으로 낮은 것이었다. 이 탓에 손님도 많이 오고, 카지노 칩도 많이 팔렸지만 기대 만큼 이익이 늘진 않았다. 파라다이스도 ‘운’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2분기 홀드율이 12%로 전년동기 약 13% 대비 1%포인트 가량 빠졌다. 이 탓에 증권사들의 예상치(445억원)에 크게 못 미친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홀드율이 12%만 넘어도 영업에 큰 지장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하반기엔 일본인 방문객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되고, 고액을 베팅하는 VIP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 현재 홀드율이 이어진다 해도 실적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랜드 홀드율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 2분기 홀드율은 24.6%로 작년 같은 기간(22.6%)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에 25.1% 수준까지 급상승해 2분기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렇지 않았다.

카지노 단속에 中 큰손 한국으로

일각에선 외국인 카지노 홀드율만 유독 떨어진 이유를 중국인 VIP에서 찾는다. 중국 정부는 최근 마카오 등 자국 내 VIP 전용 카지노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그러자 중국인 VIP 일부가 GKL, 파라다이스 등 한국 카지노로 옮겨 와 게임을 하고 있다. 한 카지노 관계자는 “중국인 VIP의 승률은 평균보다 높은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강원랜드 등 일부 국내 카지노에선 과거 중국인 ‘타짜’들이 과도하게 높은 승률을 기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요주의 인물을 최근엔 거의 다 잡아내기 때문에 카지노가 일방적으로 당할 확률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강원랜드가 내국인을 상대로 너무 높은 승률을 거두자 규제를 일부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업시간 하루 20시간, 베팅한도 30만원 규제 등이 손님 입장에선 승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 홀드율이란 게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평균으로 회귀해야 하는데 강원랜드는 시간 제한을 둬 평균 회귀를 방해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이 10만원씩 세 차례 연속 베팅해 게임에서 지는 경우 네 번째 판은 이길 확률이 높은데, 이 때 베팅액 30만원 이상으로 설정하지 못하면 만회할 기회를 잃는 셈이 된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