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안 주는 집주인 늘었다…전세 보증사고 벌써 '3조원'

감소하던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7월 들어 '껑충'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 등 도심 주거지 모습. 사진=뉴스1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가 올해 들어서만 3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조818억원, 사고 건수는 1만4250건으로 집계됐다.

월별 보증사고 액수는 2월 6489억원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6월 3366억원에서 7월 422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637억원에 비해 36.1% 증가했다.

세입자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아 HUG가 대신 준 돈(대위변제액)은 올해 상반기 2조417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6506억원보다 46.5% 늘어난 수치다.

HUG는 하반기부터 만기가 돌아온 전세계약의 보증 사고율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이 정점이던 2022년 5∼7월 맺어진 전세계약 만기가 지나면 빌라 역전세 문제가 다소 가라앉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7월의 경우 전세보증 잔액이 늘어 보증사고액 또한 증가한 것으로 HUG는 보고 있다.

서울 빌라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올해 4∼5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라)의 최근 3개월 평균 전세가율은 4∼5월 두 달간 72.0%였고 6월 71.6%, 7월 70%로 낮아지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 춘천으로 93.3%를 기록했다. 인천 미추홀(92.6%), 충남 아산(89.2%), 전북 익산(88.6%)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여전히 강서구(80.5%)다. 금천구(81.0%), 강동구(78.4%)도 전셋가율이 높았고 용산구(49.6%)는 가장 낮았다.

한편 전세보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내어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