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험'인줄 알았는데…환율 하락에 마이너스된 금리형 ETF

이달 초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리형·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로 피신했던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하면서 달러 기반 상품들에서 손실이 나고 있어서다.

'TIGE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은 최근 1개월(7월19~8월19일) 사이 3.54% 하락했다. 비슷한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ETF인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과 'RISE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도 같은 기간 각각 3.55%, 3.6% 빠졌다. 이들 상품은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 지수 수익률을 추종한다. SOFR는 미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산출된다.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한 수익률이 하락하지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달러당 1384원60전으로 1400원대를 눈 앞에 뒀으나 이날 장중 한때 1330원까지 내려갔다.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ETF에서는 손실이 나지 않고 있다.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최근 1개월 사이 0.27% 상승했다.

채권형 ETF 역시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잔존만기 1년 미만의 미국 단기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는 최근 한 달 사이 3.42% 하락한 반면 국내 단기채 기반인 'KODEX 단기채권'은 0.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둔화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성장 모멘텀 둔화를 반영해 달러 환율은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할 경우 환율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