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분담금 깎고, 佛라팔 샀지만…韓, 印尼 품는 속내는

뉴스플러스

현지 생산 물량은 그대로 유지
KAI·印尼 연말 MOU 가능성

업계 "국산 훈련기 처음 산 국가
미래 수출 위해 소홀히 해선 안돼"
지난 16일 우리 정부는 KF-21(사진)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기존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까지 3분의 1로 줄이는 조정안을 확정했다. 인도네시아가 재정난을 이유로 분담금 삭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처음 예상했던 것 이상의 비용 부담을 추가로 지게 됐다.

불합리한 인도네시아의 제안에도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것은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술 이전도 6000억원 범위에서 할 것”이라며 납부받은 금액에 맞춰 공동 개발 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인도네시아 수출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공동 개발에 실패해도 KF-21 수출이 가능하다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잠재 수출국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안에도 인도네시아가 현지 조립으로 도입(수출)하는 물량이 당초 계약분인 48대로 유지돼 있다.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2년 프랑스에 81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주고 라팔 전투기 4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가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2016년 이후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적극성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매체인 ‘조나 자카르타’는 최근 “인도네시아 군은 노후한 (러시아산) 수호이 전투기와 F-16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라팔은 새로운 전투기인 KF-21 보라매보다 경험이 많고 전투에서 입증된 기체”라고 썼다. 주위 안보 정세가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KF-21 개발을 기다리기보다 대체 전력 구매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당초 KF-21 분담금 성격이 연구개발을 위한 ‘공동 투자’여서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금융 대출 지원을 이용할 수 없는 점도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라팔 (수입)도 프랑스 은행에서 80~90% 대출받아 진행됐다”며 “인도네시아는 KF-21 사업도 대출받고 싶어 했지만, 금융 지원을 위한 관련 제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선 연말께 KAI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지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국산 훈련기 KT-1과 고등훈련기 T-50을 처음 구매한 국가”라며 “당장 서운한 측면이 있어도 미래 수출을 위해 소홀히 대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