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없이도 괜찮다더니"…1년 만에 주가 70% 폭락한 밀리의서재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5만7000원 그날이 올까"
전자책 플랫폼 강자 밀리의서재
상장 후 고점 대비 주가 75% 뚝

“삼성전자·현대차 등 기업고객 확대
KT 등 통신사 결합상품도 인기
구독자 증가 … 오리지널 IP 확보 노력
인공지능 활용한 독서 경험도 자신”올해 예상 영업이익 133억원
흥국증권 “실적 안정성 돋보여”
목표가 2만7000원 … 88% 상승 여력
밀리의서재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모습. 밀리의서재 제공
상장 1년 만에 주가가 4분의 1토막 났다.

지난해 9월 27일 코스닥 입성한 전자책(e북) 플랫폼 강자 밀리의서재 이야기다. 이 회사는 2만3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됐는데 당시 공모주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449.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조9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상장일 공모가 대비 78.7% 오른 4만1100원에 시가 출발했고 장중 5만7600원까지 치솟았다. 4만1600원에 종가 마감했는데 이날 1224만주가 거래됐다. 이후 주가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 1월 3만6000원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4300원으로 상장일 고점 대비 75.17% 폭락했다.
밀리의서재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전자책 플랫폼 강자, B2B 사업 확대 … AI 서비스도 강화


밀리의 서재는 2016년 설립한 독서 플랫폼 기업이다. 사명인 밀리는 꿀 밀(蜜)에 마을 리(里) 한자가 합쳐진 것으로 ‘꿀이 흐르는 마을’을 뜻한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사는 독자들에게 가치 있고 재미있는 독서 일상을 제공하고 출판 생태계에도 다시 한번 꿀이 흐르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2017년 국내 최초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9년에는 완독형 요약형 오디오북을 공개해 주목받았고 이후 오디오 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등 멀티 미디어 독서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였다. 특히 월정액 전자책 구독서비스로 개인 고객을 많이 확보했다. 최근에는 기업간거래(B2B)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의 기업 고객을 늘리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통신사 결합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밀리의서재 오브제북 화면. 밀리의서재 제공
지난해에는 출간 사업도 진출했다. 참여형 출간 플랫폼 ‘밀리로드’ 베타 버전을 오픈했고,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종이책도 내놨다. 대표적인 오리지널 종이책으로는 정신건강전문의 허규형 씨가 쓴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와 김혜정 작가의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가 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확장된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 AI 서비스 본부를 신설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AI TTS(음성합성 기술) 기능 탑재다. 또 AI 스마트 키워드, 페르소나 챗봇 서비스 등이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6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780만명에 달하고 제휴 출판사는 2100개다. 국내 1위 독서 플랫폼답게 18만권의 독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9월엔 KT그룹 산하의 지니뮤직에 인수됐다.
밀리의 서재 직원들이 업무 회의를 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제공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예고 … 흥국증권 “영업익 133억 전망”

향후 사업 계획을 물었다. 7일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양질의 콘텐츠가 구독자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더 많은 도서를 찾아 독자들과 만나겠다”고 답했다. 또 “AI 기술을 활용한 독서 콘텐츠를 만들어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주거나 맞춤 추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대기업 그룹사를 통한 B2B 영업은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7월 티빙·지니 요금제와 티빙·밀리 요금제로 제공되던 KT 5G 초이스 요금제가 티빙·지니·밀리 요금제로 개편되며 더 많은 가입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e북리더기 결합 상품을 지난 6월 출시했고 하반기 B2B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우상향하고 있다. 2019년 매출 110억원, 영업손실 9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566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의 경우 매출 178억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상반기 매출은 346억원(전년 대비 33% 증가), 영업이익 66억원(33% 증가)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흥국증권은 올해 매출 720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전망했다.
밀리의 서재 내부 공간. 밀리의서재 제공

신성장동력은 오리지널 IP 확보 … 후발주자 경쟁 심화 땐 마케팅비 증가

신성장동력으로는 오리지널 IP 확보가 꼽힌다. 지난해 5월 11일 내놓은 출간 플랫폼 밀리로드가 대표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밀리로드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며 회원들이 ‘밀어주리’(SNS 좋아요와 같은 방식)를 통해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추천·응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6일 기준 5000개가 넘는 콘텐츠와 2만6000개의 에피소드가 올라와 있다. 그는 “밀리로드 서비스의 고도화 및 출간 사업 확대를 통해 오리지널 IP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활용해 종이책 판매 수익을 추가로 내며 KT그룹과 협업을 통해 웹툰 등 2차 콘텐츠 제작 및 투자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밀어주리 톱10에 오른 작가들을 보면 아마추어 작가, 셀럽, 유튜버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총 주식 수는 849만9289주로 최대주주는 지니뮤직으로 지분 38.71%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43%로 유통 물량은 약 6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79억원이고 부채 비율은 25.42%다.
밀리의서재 사무실 전경. 밀리의서재 제공

흥국증권 “공모가보다 30% 넘게 빠져 … 목표가 2만7000원”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1위 독서 플랫폼 기업이란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2100개 이상의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통해 18만권 이상의 도서 콘텐츠를 확보해 경쟁력을 갖췄다”며 “AI를 접목한 독서 콘텐츠로 한 차원 높은 독서 경험을 제공해 서비스 품질 격차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계약으로 안정적인 성장 파이프라인을 갖췄다”고 했다. KT와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위험 요인으로는 구독 서비스 시장은 가격보다 서비스의 완성도(보유 도서 수, 서비스 편의성)가 매우 중요하다. 밀리의서재는 18만권의 도서 콘텐츠와 2100개 이상의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의 경쟁이 거세지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용자 이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밀리의서재 직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제공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만 1년 미만 신규상장 기업(약 100개) 중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이 돋보인다”며 “독서 경험을 혁신하는 AI 기반의 독서 플랫폼 진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구독자가 2022년 52만8000명에서 올해 상반기 86만7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공모가(2만3000원)를 30% 넘게 하회하고 있는 점은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2만70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88.81% 상승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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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